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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NSW주 공립학교 교사 파업

오늘은 공립학교 교사 노조에서 파업과 시위를 하는 날이었다. 하루 일당을 포기하고 시내에 나가서 구호를 외치고 피켓을 높이 들었다. 수많은 교사들이 빨간색 옷을 입고 나와서 한 마음으로 구호를 외칠 때는 모두의 분노와 열정이 느껴졌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작년 12월에 집회를 한 후에도 아무 변화가 없었기에, 이렇게 한다고 정부가 꿈쩍이라도 할까,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서 동참했다. 코로나 이후, 교사 인원수가 너무 줄어들어서 정상적인 수업이 진행되고 있지 않다. 몇 개의 반을 합치고, 우리 학교의 경우에는 학교의 반은 지난 학기 마지막 주에는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해야 했다. 도심에 있는 학교도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지방에 있는 학교들은 몇 년째 교사 인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충원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교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교육학과에 진학하는 학생수가 9000여 명에서 3000여 명 정도로 삼분의 일이 줄었다고 하는데, 그중 과정을 마치는 비율은 불과 50%. 만약 3000명이 다 졸업을 해서 바로 교사가 된다고 해도, 퇴직하는 수와 전직하는 교사의 빈자리를 메꾸는 데는 역부족이라고 한다. 수년 전, 내가 교육학과에 입학했을 때에도 교사 수가 부족해질 것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그때는 일자리가 많이 생기겠구나 좋아하기만 했었다. 그런데 내가 교사로 일하고 보니, 교사가 부족한 이유를 알 것 같다. 과중한 업무에, 다른 직종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인금, 그리고 인금 인상률 때문이다. 호봉도 10년 정도 이후에는 오르지 않는다.

 

 

시드니의 가을 하늘은 청명하고 좋았는데, 땅 위 우리의 상황은 별로 좋지 않다. 내가 몸담고 있는 학교 부서의 18명 교사들 중에서 무려 5명은 파업에 참가를 하지 않고 학교에 출근을 했다. 시위에 참가한 인원은 나포함 고작 5명. 나머지는 출근은 하지 않았지만 시위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시위에 오지 않는 동료들, 특히 얌체같이 출근을 한 사람들에게 너무 실망이다. 다들 사정이 있지만, 누군들 하루 일당이 아깝지 않겠는가? 이런 심각한 상황을 맞이한 가운데,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그들을 호감을 갖고 대하기는 힘들 것 같다.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잣대로서 너무 엄격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다른 상황에서도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할 사람들일 것이라는 것이 파악되었기 때문이다. 그냥 화가 난다. 사실 내가 화를 내야 될 대상은 정부인데, 엄한 사람들에게 화풀이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