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호'를 보려고 했다가 비슷한 영화로 Stowaway가 떠서 먼저 보기로 했다. 2021년 제작이고 꽤 유명한 출연진들이 출연해서 내 관심을 끌었는데, 그중에서도 한국계 미국인 배우, '로스트'에서 김윤진 남편 역으로 나왔던 대니얼 대 킴 비우가 나와서 보기 시작했다. 물론 '피치 퍼펙트'의 애나 캔드릭과 '식스 센스'와 '유전'의 토니 콜렛도 나와서 왠지 신뢰감이 들었다.
제목이 바로 스포이지만 세명이 탄 우주선에 한 명의 밀항자가 발견되면서 각종 문제가 생기고, 급기야는 모두의 생명에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지게 된다. 밀항자는 바로 포스터 가운데에 보이는 흑인 청년. 언뜻 보면 무슨 음모를 가지고 무려 우주선에 밀항한 테러리스트 같은 표정과 외모이지만 (편견이라면 죄송합니다), 알고 보면 성격도 좋고 미래도 밝고, 무엇보다 여동생을 부모님 대신 잘 돌봐주는 억척 대학원생이다. 우주선 정비를 하다가 실수로 기절을 하게 되고 우주선이 발사되고 나서야 발견된 것. 사실 이 설정이 너무 말이 안 되긴 했다. 이렇게 경비와 점검이 허술할 수 있을까? 아무튼 오래 생각하지 않아도 식량을 비롯, 각종 자원이 부족해질 것이 뻔한 상황이지만, 기존 멤버인 세명은 그를 치료해주고 환영하고, 지루해하지 않도록 이것저것 잡일도 시킨다. 하지만, 그가 발견될 때 중요한 부속품이 손상을 입고 산소가 부족하게 되어서 단지 3명만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 되고 만다...
우주 영화라기보다는, 도덕적 딜레마를 다루는 영화에 가깝다. 마션처럼 생존을 위한 처절한 사투를 그리면서도, 나를 위해 다른 이를 희생하는 것에 대한 정당성을 위해서 고민하는 출연진들의 고뇌가 대부분이다. 꿈도 희망도 없는 상황에서 해결책을 찾고, 문제에 부딪히고, 또다시 해결하는 과정의 반복... 아쉬웠던 것은 그 해결 과정을 나타내는 우주에서의 액션씬이, 우주에 대해 잘 모르는 내 눈에도 다소 어설프게 보였다는 점이다. 분명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라 연기 구멍도 없고, 전개도 빨라서 지루하지 않아서 끝까지 보긴 했지만, 보는 내내, 여기쯤에서 작가가 한 번 반전을 넣겠지 하고 예상 가능한 지점들이 있었다. 결말도 개인적으로는 너무 맘에 들지 않았다. 뻔한 결말은 아니었는데도, 이것 말고 또 다른 결말이면 안되었는지 내가 다 속이 상함. 이렇게 좋은 배우들과 소재, 그리고 넷플릭스의 든든한 자본을 가지고 이게 최선이었을까?
좋았던 점:
- 동양인, 흑인, 백인 배우가 다 나와서 눈이 편했다.
- 지구와 교신하는 장면의 연출이 신선했다.
- 처음 우주에 도착했을 때 느끼는 설렘과 경이로움을 잘 연기했다.
- 대장이 여성이라 신선했음.
- 악역이 없이 주인공들이 다 선하다.
아쉬웠던 점:
- 밀항자가 흑인이다. 왜 영화에서 악인/문제의 요인은 유색인 배우가 맡은 경우가 많을까?
- 신파가 많았다. 좀 한드스러웠음.
- 악역이 없이 주인공들이 다 선하다. 장점이자 단점. 등장인물들이 입체적이지 않았다. 다들 너무 도덕적이고 선함. 한 명 정도 냉혈한이 있었어야 했어.
- 중력을 나타내는 연출이 아쉬웠다. 즉슨 무중력에서 유영하는 장면이 별로 없었음. '고요의 바다'에서도 그렇고, 요새 우주선 내부는 무중력이 아닌가 보다. 다들 그냥 평상복 입고 지구에서와 같은 중력으로 돌아다님.
- 극본, 특히 결말 ㅠㅠ
한줄평: 우주에서 도덕적 딜레마와 허술한 극본이 만났을 때 그 끝은 아쉬움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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