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가 힘들어서 멈췄지만 궁금함을 참을 수 없어서 다음날 끝까지 다 봤다. 중년의 여성이 지나가버린 젊음을 안타까워하며 젊은 아기 엄마를 시기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보다 더 깊었고, 복잡했고, 현실적이었다. 나는 경험해보지 못한 육아와, 나에게도 성큼 다가온 중년, 주인공의 갈등이 이해가 되는 한 편, 그녀의 선택들에 동의하지는 못하는 복잡한 심경 때문에 영화를 보는 내내 안절부절못했다. 그래서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간단한 줄거리: 중년의 대학 교수가 그리스의 한 휴양지에 혼자 휴가를 떠난다. 휴가지에서 만난 사람들 중에서 자꾸 젊고 아름다운 아기 엄마, 니나가 눈에 밟힌다. 그녀를 볼 때마다 떠오르는 자신의 젊었을 때 기억 때문에 괴로워하면서도, 니나와 니나의 딸, 그리고 그 딸의 인영에 집착하게 된다.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그녀는 혼자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하지만 자의 반 타의 반, 니나와 그녀의 주변 인물들과 자꾸 엮기게 되면서, 자신의 과거를 다시 마주하게 된다.
좋았던 점:
- 주인공의 현재를 연기했던 올리비아 콜먼이라는 배우. 과거를 연기했던 제시 버클리라는 배우들을 알게 되어서 너무 좋았다. 딸 둘을 키우면서도 자신의 커리어를 놓지 않는 워킹맘의 고충이 너무 잘 표현되어서, 육아 경험이 없는데도 너무 힘들었다. 주변의 워킹맘들을 다 존경하게 되었다.
- 예측 불가능한 전개: 주인공의 선택들을 이해할 듯 못할 듯 하지만 어쨌든 계속 지켜보고 싶어 진다.
- 원작이 읽어보고 싶어지는 탄탄한 극본. 결말이 뻔하지 않아서 좋았다.
- 원작을 따랐는지, 연출의 힘인지 모르겠지만,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교차 편집이 매끄러웠다.
아쉬웠던 점:
- 조마조마해서 힘들었다. 과몰입이 되어서 보고 난 후에도 불편한 마음이 며칠간 남아있었다.
- 중의적인 제목이 직관적이지 않다. 해석에 달려있지만, 더 나은 제목도 있지 않을까?
한줄평: 이해는 되지만 동의할 수 없는 선택들에 대한 불편한 관찰.
재밌게 본 영화는 보고 나서도 날 검색하게 만든다.
영화 관련 잡썰:
- 감독은 제이크 질할렐의 누나 매기 질할렐. 그녀도 딸이 두 명이라고 한다. 올리비아 콜먼은 자녀가 셋. 육아를 겪은 워킹맘들이라 몰입이 잘 되었을 것이다.
- 매기 질할렐의 남편이 영화에 출현한다. 꽤 비중 있다.
- 젊은 아기 엄마로 나오는 다코다 존슨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주연을 맡았다.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새아빠였다고 함. 새아빠를 비롯, 친부와 친모가 다 유명한 배우다.
- 원작자는 여성 감독이 영화를 연출하는 조건으로 영화화를 허락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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