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관심사

[호주] Parkrun 토요일 오전 달리기 커뮤니티

호주에 오래 살고 있지만 Parkrun을 알게 된 것은 불과 몇 년 전이었다. 학교에서 달리기를 통해서 학생들에게 목표의식과 끈기를 심어주는 The Run Beyond라는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었는데, 준 프로급의 마라톤 러너인 동료 교사 분이 매주 토요일에 5킬로미터를 달리는 커뮤니티가 있다며 참여를 권했었다. 참고로, 호주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개최되는 프로그램인데, 아직 한국에는 도입되지 않은 것 같다. 대부분 유럽이나 영어권 나라이고, 아시아 국가에는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된다고 한다.

 

 

The Run Beyond Project | Empowering young people to take on the world.

The Run Beyond Project is a charity which uses running as a medium to build personal and social capabilities and empower students in need.

therunbeyondproject.com

토요일 오전에 출근을 하는 터라, 방학 때만 Parkrun에 참여하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5km를 완주하는 것만으로도 벅찼었다. 하지만 평소에도 꾸준히 달리기를 계속하다 보니, 점점 수월해지기 시작했고, 완주하는데 30분 이상이 걸렸던 것이 이제는 30분 미만으로도 가능해졌다. 코로나 때문에 꽤 오랜 시간 잠정적으로 취소가 되었다가 작년 말 정도부터 다시 개최되기 시작되었다. 무릎 부상으로, 또 게을러진 탓에 한동안 참가하지 않고 있다가, 오늘 아침 아주 오랜만에 Parkrun을 찾았다.

 

https://www.parkrun.com.au/

아침 8시에 달리기를 시작하는데 조금 일찍 도착하려던 것이, 공원 입구를 잘 못 찾아서 헤매다가, 주차를 너무 먼 곳에 해버렸다. 한 참을 걸어서 시작 지점에 도착했는데, 아뿔싸, 달리기용 바코드를 차 안에 두고 온 것이 생각났다. 바코드가 있어야 완주를 한 후 시간을 이메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뛸까 생각도 했는데, 아직도 30분 이내로 완주할 수 있는지, 내 체력을 확인해보고 싶어서, 뛰어서 차에 돌아가서 바코드를 가져왔다. 주차를 너무 멀리 한 탓에 달리기 시작하기 바로 직전에 달려서 시작 지점에 돌아올 수 있었다. 준비 운동한 셈 치자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달리기를 시작했다. 일기예보는 비가 온다고 했지만 다행히 비는 안 왔다. 대신 어젯밤 온 빗물이 고인 웅덩이가 군데군데 있어서 달릴 때마다 물을 튀기며 웅덩이를 넘어가야 했다. 처음 1km까지는 기분 좋게 달리다가, 점점 체력이 고갈되기 시작했다. 손에 들고 달리던 전화기로 시간을 확인해보니 1km를 달리는데 7분 정도 걸렸다. 이러다가는 30분 안에 완주는 어렵겠다고 생각하고 속도를 내었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천천히 달려도 되는데, 난 왜 나 자신을 괴롭히는 걸까? 최근에 다시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코로나 이전 체력으로 회복되었는지 꼭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다. 나만의 게임 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계속 시계를 확인하면서 달리다 보니 4km 지점에서 24분이 경과되었다. 마지막 1km를 6분 이내에 달려야 30분 이내에 완주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힘껏 달렸다. 숨이 가빠졌지만 코로 숨을 들이켜고 입으로 내뱉는 호흡법을 해보려고 노력하며 열심히 다리를 움직였다. 거친 숨소리를 내고는 있었지만 다리, 특히 항상 골칫거리인 오른쪽 무릎에 아무 통증이 없는 것이 느껴져서 참 다행이었다. 내가 비교적 건강하게, 이렇게 달리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게 느껴졌다. 그래, 오늘은 31분 안에만 뛰자. 다음 주에 다시 도전하지 뭐. 몇 시간 후 이메일로 내 기록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29분 30초였다! 이메일에는 잊고 있었던 내 개인 최고 기록도 나와있었는데 27초 23분이었다. 다음 주에는 29분 이내 완주하는 것으로 목표를 잡아 봐야겠다.

 

실수: 주차를 시작 지점에서 너무 멀리 함 (근처에 왜 차가 없는지 생각을 했어야 했다.

       바코드 종이를 차에 놓고 내려서 다시 돌아가느라 시간과 체력을 소모함. (바코드는 전날 전화기 케이스 안에 미리 챙겨두자)

 

Parkrun에 참여하는 방법:

-참가 신청서를 기입하고, 이메일로 바코드를 받아서 프린트 하기. (전화기로 바코드를 스캔하는 것은 안된다고 함)

-가장 가까운 장소와 시작 시간을 확인할 것. 동네마다 시작 시간이 약간 다른데 보통 오전 8시.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자원봉사자의 안내사항을 들은 후 달리기 시작!

-완주하고 나서, 등수가 적힌 작은 바코드 카드를 받고, 다른 자원봉사자에게 그 카드와 개인 바코드를 스캔하면 끝.

-몇 시간 후, 이메일로 등수와 그날의 기록을 받아 볼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