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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자전거 수리점] Blackman Bicycles - 블랙타운 지점

집 근처 직장으로 옮긴 지 두 달이 되어간다. 늦어도 6시 20분에는 출근해야 했던 예전 직장과는 달리, 여유가 있으면 걸어서, 약간 빠듯하지만 운동을 겸하고 싶으면 자전거로 출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여유가 없는 않은 날이 더 많아서 반 이상은 운전을 하고 있음 ㅠㅠ

며칠 전, 자갈이 깔린 주차장을 자전거로 지나가는데 갑자기 자전거가 멈춰버렸다. 무슨 일인가 내려서 뒷바퀴를 보니, 체인을 감고 있는 도르래 같은 부분이 휘어져있었다. 워낙 오래된 자전거라서, 수리비가 너무 많이 나오면 그냥 새 걸로 사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대충 가격을 알아보니, 지금 같은 접이식 자전거는 최소한 $400 정도는 하는 것 같았다. 나보다 훨씬 더 먼 거리를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동료에게 새 자전거를 사야 할 것 같다고 말을 하니까, 자전거는 잘만 쓰면 평생도 쓴다고 고쳐보라고 하는 것이다. 내가 너무 쉽게 포기하나 싶어서, 동네 자전거 수리점을 몇 군대 알아봤다. 우선 집에서 가장 가까운 데에 가서 견적만 받아보고, 주말에 좀 더 먼 곳에 가볼 계획이었다.

 

블랙타운, 펜리스, 노스 파라마타에 세군데 샵이 있다고 한다

쇼핑센터를 갈 때 늘 지나치는 길목에 있는 Blackman Bicycles라는 수리점에 찾아갔다. 사실, 자전거가 고장 나기 전에 몇 전을 지나쳤지만 전혀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 마침 목요일은 8시까지 영업을 하는 날이라 , 퇴근 후에 여유 있게 찾아갈 수 있었다. 자전거를 차 뒤에 싣고 가긴 했지만 일단 자전거 없이 가게를 찾아갔다. 자전거의 고장 난 부위를 간단히 설명을 하니 부품비와 수공비를 합해서 내 예산을 많이 초과하는 금액을 부르는 것이었다. 아, 그러면 새로 사는 게 낫겠네요,라고 말하며 내가 돌아서려는데, 자전거를 한 번 보여달라고 했다. 터덜터덜 차로 돌아가서 자전거를 가지고 가게 안으로 돌아가니, 부품이 파손된 것 이외에는 문제가 없다며 아까의 예산에서 삼분의 일 가격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와! 감정의 변화를 숨길 새도 없이 냉큼 고맙다고 수리를 부탁했다. 사실 자전거의 상태가 많이 안 좋았는데, 낡기도 했지만, 관리가 전혀 되지 않은 상태였다, 손잡이도 낡았고, 체인을 교환하기 위한 퀵 링크라는 부품도 달려있지 않았다고 했지만 다 추가 비용 없이 챙겨줬다. 예상보다 수리에는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꼼꼼하게 자전거 페달을 계속 돌려가며 확인을 해주고 기름칠에, 바퀴 바람까지 빵빵하게 넣어줘서 너무 좋았다. 고마운 마음에 별 다섯 개 구글 리뷰를 남기고, 블로그에도 이렇게 글을 올린다. 집에 돌아와서 바로 동네 한 바퀴 자전거로 돌았는데, 문제없이 탈 수 있었다.

 

동네 한 바퀴를 돌고 와서는 마른걸레로 자전거의 먼지를 싹 닦아줬다. 솔직히 오랜 시간 함께한 자전거라 정도 좀 들고, 낡은 자전거이기에 도둑맞을 부담이 없는 게 좋았는데, 앞으로도 계속 탈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다. 동료의 말처럼 평생까지는 아니어도 오래오래 탈 수 있도록 관리를 잘해야겠다. 좋은 자전거 수리점을 알게 되어서 기분 좋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