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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Wentworth Falls 당일치기 여행: 완벽한 하루 (1)

교사생활의 꽃은 바로 방학! 이렇게 말하면 참 별로인 교사처럼 들리겠지만 사실인 걸 어떡하나. 학생들을 돕는 일에도 보람을 느끼지만, 10주 동안 열심히 일하고 맞는 2주의 방학은 정말 꿀맛이다. 방학 동안에 꼭 한 번은 시드니 근교에 자전거 여행을 다녀오려고 하는 편이다. 자전거를 가지고 기차에 한두 시간 몸을 싣고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온다. 보통 시드니 기차노선로를 보고는 이름은 들어보았지만 가보지 못한 곳을 고르는데 이번에는 왜인지 Wentworth Falls에 가고 싶어졌다. 오래전 가족과 자동차로 여행을 하다가 들렀던 파이 가게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날씨가 쌀쌀해져서인지 따끈한 파이를 호호 불어가면서 먹으면 좋겠다 싶었다. 이게 말로만 듣던 맛집투어로구나. 혼자는 가지 말라는 부모님의 만류가 있었지만 같이 갈 사람이 없는데 어떡하라고. 자전거를 좋아하는 친구도 없거니와 다른 사람과의 일정을 맞추다 보면 나까지 못 가게 된다. 그냥 갈 수 있는 날 바로 가는 거다. 한 시간 좀 넘게 기차를 타고 Wentworth Falls에 도착했다.

 

역에서 내리니 바로 우리 동네와의 온도차가 느껴졌다. 확 추워짐
11시 정도였는데 사람이 거의 없었다. 얼마 전 홍수가 나서 산책로 하나가 폐쇄되었다는 문구가 있었다.
여행을 시작하는 순간의 설램이 참 좋다.
그냥 주택가인데도 길이 참 예뻤다. 사진이 너무 어둡게 나옴.
공기가 좋고 나무가 많아서 다른 동물들도 많을 줄 알았는데 얘네들밖에 보지 못함
2km 정도 자전거로 달리니 공원 입구에 도착했다.
원래는 Lookout에서 경치만 좀 보고 파이를 먹으러 갈 생각이었다.
가족 단위로 온 사람들이 생각보다 꽤 있었다.
전망대에서의 경치는 참 좋았다. Katoomba에서 Three Sisters를 볼 때와 비슷한 풍경이었다.

 

왜 전망대를 보기 위해서 계단을 내려가야 하는지 처음에는 궁금하지 않았었다.
파노라마로 찍어봤는데 이상하게 나왔네. 역시 사진은 실물을 담아내지 못한다.
전망대만 보고 가기에는 너무 아쉬워서 30분 더 가보기로 했다.
이 곳에만 존재한다는 네 가지 식물이 있다고 하는데 걷기에 바빠서 직접 보지는 못 함.
계속 내려가는 길이 이어졌다.
드디어 도착한 30분 코스의 목적지 - Fletchers Lookout
사람에게 해를 받지 않는 자연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는게 참 다행이다.
전화기 떨어뜨릴까봐 아찔했다.
Wentworth Falls라는 이름답게 나름(?) 폭포가 있었다. 거대한 폭포수는 아니었다.
그래도 이게 폭포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하지만 폭포하면 나이아가라같은 대형 폭포의 이미지만 떠오른다.

 

얘도 폭포입니다. Wentworth Falls에는 's'가 붙어있다는 사실이 그제야 떠올랐다. 폭포가 하나가 아니구나.
이 곳은 등산로에서 살짝 떨어진 곳에 있어서 아무도 없었다. 여기서 살인 사건 나면 아무도 못 찾을 것 같다는 엉뚱한 상상을 하며 후다닥 등산로로 돌아갔다.
여기가 3-4시간 걸리는 코스의 시작인 듯 했다.
정말 마음에 들었던 도마뱀 조각상. 지나가던 사람들이 한 번씩 쓰다듬고 가더라.

여기까지 도착했을 때가 12시가 좀 넘었을 때였다. 이대로 돌아가기는 아직도 아쉬워서 조금 더 가다가 힘들면 바로 돌아오기로 했다. 한 시간 내에 다시 돌아와서 자전거를 타고 파이가게로 향할 생각이었다. 그런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