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를 듣다가 알게 된 White Fever라는 호주 드라마를 소개하려고 한다. 팟캐스트에서는 드라마를 기획하고 각본을 쓰고 주인공을 맡은 Ra Chapman이 나와서 인터뷰를 했는데, 네 살 때 호주 부모에게 입양이 된 후 백인들만 있는 지역에서 성장한 그녀 자신의 삶을 주인공에게 많이 투영했다고 한다. 한국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이 호주에서 자라면서 겪은 정체성의 혼란을 유쾌한 코미디로 풀어낸 드라마라는 소개말에 ABC iView 사이트로 가서 보기 시작했다. 극 중 주인공은 백인보다 더 백인 같은 Jane이라는 한국인 입양아 출신의 성인 여성. 그녀는 오직 몸에 털이 많은 백인 남자들에게만 매력을 느끼는데, 그 사실을 깨닫고 나서 다른 유색인종 남성과도 만나보려고 노력을 하는 내용이다. 그녀가 털이 많은 백인 남성을 볼 때마다 과장된 슬로 모션 장면이 나오면서
그녀가 넋이 나가는 모습이 클로즈업되는 등, 코미디적 연출이 많고, 첫 에피소드부터 과감한 베드신이 등장한다.
백인 남성에게 '나의 만두가 되어줄래?'라는 말을 듣고 '만두가 뭐야?'라는 말을 할 정도로 한국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Jane이, 앞으로 어떻게 한국인 입양아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갈지 궁금하다. 또 소꿉친구와의 로맨스도 예견되어 있어서,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는 내 취향에 잘 맞을 것 같다. Sex and the City를 보는 듯한 강렬한 첫인상에 조금 놀라긴 했는데 ABC 방송국이 공영 방송이라서 건전한(?) 드라마만 만든다는 선입견이 있었나 보다.
쓰고 보니 한류라고 하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극 중에 주인공이 k-pop 아이돌처럼 춤추는 게 나오기도 하고, k-pop이 배경음악으로 들리기도 한다. 아무튼, 중국과 일본이 아닌 한국인, 한국어, 한국 문화, 한국인 입양아가 중심이 되는 호주 드라마가 나왔다는 사실이 반가워서 글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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