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정도 감기에 걸려 고생 중이다. 목이 따끔거리길래 소금물로 가글링을 했더니 목 아픈 것이 나아져서 이젠 다 나았나 보다 했는데 점점 기침이 심해지고 목소리가 잠겨서 나오질 않는다. 생각해 보면 20대 초부터 거의 매년 이렇게 목소리가 안 나오는 목감기에 걸렸던 것 같다. 이틀 전에 의사에게 항생제 처방을 받고서 이틀 후에 나아지지 않으면 복용하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설마 이틀 후면 나아지겠지 했는데, 예상과는 반대로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다. 개학을 한 첫 주부터 병가를 내는 건 아니다 싶어서 일주일은 어찌어찌 버텼는데 금요일인 오늘 수업 중에 너무 힘들어서 서있을 수가 없었다. 월요일에 병가를 내기로 신청을 하고 월요일 수업을 준비해 놓고 퇴근을 했지만, 몸도 마음도 가벼워지지는 않았다. 요 몇 년, 운동도 꾸준히 하고 식생활도 개선시키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 착각이었었나? 진지하게 생각해 본 이번 목감기의 원인들 몇 가지:
- 이 주간의 휴가동안 거의 매일 일정을 잡고 놀았던 것이 원흉이었던 것 같다. 보통 집에서 고양이들과 뒹굴면서 애니와 드라마를 정주행 하던 내가 작년부터 하이킹에 빠져서 시간만 나면 당일치기 하이킹을 다니고 있다. 평소에 약속을 잘 잡지 않다가 휴가 때만 몰아서 사람들을 만나는 편인데 이번에는 평소보다 많은 일정이 잡혔다. 내향인인 내가 외향인 코스프레를 하다가 탈이 난 것일 수도 있다.
- 집에서 혼자 요리를 할 때는 거의 채소류나 해초류만 먹어서 내가 건강식을 한다는 착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직장이나 교회에서는 나도 모르게 달고 짠 간식이나 디저트를 먹게 되는데, 이번 한 번만 먹으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을 매 번하고 있으니 괜찮을 리가 없다. 심지어 며칠 전 친한 동료가 내가 간식을 엄청 많이 먹는다고 말해주었다. 그 말을 들었을 때는 교무실에 모두가 가져온 과자들을 하나씩 맛보고 있었을 때라 진심 부끄러웠음 ㅠㅠ
- 이상하게 출근할 때는 일어나는 게 어려우면서도 휴가만 되면 새벽 5-6시에 벌떡 일어나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하이킹을 간다. 이 주 휴가 동안 하루 빼고 매일 이런 패턴이었으니 몸살이 날 만도 하다.
- 내 체력을 과대평가하고 있는 면도 확실히 있다. 심각한 저질 체력이었던 내가 운동을 시작하고 겨우 평균의 체력의 소유자가 되었는데 나는 무슨 괴물 체력의 소유자가 된 것 같은 착각을 단단히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몇 년 전에는 퇴근만 하고 오면 피곤해서 뻗었는데 최근에는 퇴근 후에 수영도 가고 달리기도 하고, 가끔 외출도 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겨우 평균적인 체력으로 이 주간 매일 오전, 오후에 약속을 잡는 강행군을 했으니 면역력이 떨어질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교사가 되고 나서는 매일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이니까 목이 취약 부분인 것은 이해가 가는데, 난 그 훨씬 전부터 목감기에 걸리고 목소리가 안 나오곤 했단 말이지. 이 말인즉슨, 내 몸에서 가장 약한 부분이 기관지라는 뜻이리라. 전에 친구가 매일 소금물로 가글링을 해서 자신은 감기에 잘 안 걸린다는 말을 했던 게 문뜩 떠올랐다. 내년에는 목감기 좀 안 걸리고 지나가 보고 싶어서 생각해 낸 새로운 습관들 몇까지:
- 매일 외출 후에는 꼭 소금물로 가글링 하기
- 하루 놀면 하루는 푹 쉬어주기
- 간식 줄이기: 일주일에 하루?
- 충분한 수면. 매일 9시에는 잠자리에 들어보자. 자신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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