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면서 우연히 들은 팟캐스트에서 기대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어렸을 때는 사소한 일도 기대하면서 즐거워하고 날짜를 세며 기다리곤 했는데 성인이 되면서 점점 그런 일들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사소한 일이라도 기대가 되는 일들을 많이 만들어 놓는 것이 행복감을 높이는 데 좋다는 내용이었다. 듣고 있다 보니 내가 기대하고 있는 것이 무엇이 있나 생각을 해보게 되었는데, 이런! 하나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출근 준비에 마음이 바빠서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일 수 도 있지만 정말 하나도 없다면 바로 당장 만들어 놓아야겠다. 사실, 주변 지인들이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기대하는 모습을 자주 접하는데, 여러 가지 여건상 나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여행이 주는 기대감이 상당히 크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대안을 찾아보아야 한다. 팟캐스트에서는 누군가에게 선물이나 편지를 쓰고는 그 사람이 좋아할 모습을 기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이렇게 순수하고 착한 기대감도 있구나. 내가 너무 이기적이게 살았나 반성이 되었다. 행복에 대한 책이나 방송을 접하면 자주 어린아이들의 행복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내가 어렸을 때는 지금보다 더 행복했었나? 어떻게 하면 어린아이들에게 행복하게 사는 법을 배울 수 있을까 검색을 해보니 '동심을 통해 행복해지는 법 배우기'라는 기사가 나왔다. 행복한 아이들의 10가지 특성이 언급되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내일 뭐 하고 놀까 기대하면서 잠자리에 든다는 것이다. 하루하루가 기대되는 삶이라니 얼마나 벅차고 신날까? 나도 어렸을 때 저랬었나 생각해 봤지만 난 그리 신나게 놀던 아이는 아니었던 것 같다. 과거의 나와는 상관없이 이제부터라도 다음날을 기대하면서 잠자리에 드는 삶을 살아보고 싶다. 그래서 써보는 나의 '기대되는 일들 목록':
- 7주 후면 또 2주간의 휴가이다. 이번 휴가 때는 조금 멀리까지 자전거 여행을 가보자. 일박 이일 정도의 여행을 한 번 해볼까?
- 7월에 열리는 올림픽이 조금 기다려진다. 프랑스는 개막식 행사를 어떻게 화려하게 할까 궁금하다. 한국 축구도 응원하고 싶고, 호주 수영 경기도 재밌을 것 같다.
- 9월에 봄이 되면 다시 햇볕이 잘 드는 곳에 토마토를 잔뜩 심어야지. 옥수수도 키우기 쉽다던데 도전해 보자. 맛있겠다!
- 내일 모래 친구가 집에 놀러 온다. 손님 초대를 자주 하지 않는 편이라 좀 긴장이 되지만 떡볶이를 먹기로 한 건 기대된다.
- 다음 주 토요일에 교회 여성부 모임에서 볼링을 치러 간다. 볼링은 좋아하진 않지만 좋은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으면 좋겠다.
- 6월 첫 주에 Bluegrass 모임에서 합주를 하고, 또 지난번 모임에서 알게 된 두 명의 멤버들과 한 곡을 연주하기로 했다. 아직 연습을 시작하지 않아서 좀 걱정이 되긴 하지만 어떤 연주가 될지 살짝 기대된다. 제발 재미있길!
- 감기 때문에 수영을 하지 않은지 한 달이 되어간다. 감기가 확실히 나으면 바로 수영하러 가야지. 수영을 시작한 지 이제 일 년이 좀 되어 대단한 실력은 아니지만 50미터를 멈추지 않고 헤엄치는 기분은 최고이다. 얼른 다시 느끼고 싶다.
- 6월 달에 선우정아라는 한국 가수가 시드니 Vivid 행사에서 야외 공연을 한다. 친구랑 가기로 약속했는데 같이 까불거리며 공연을 즐길 생각에 벌써부터 신이 난다.
- 6월 중순에 내가 좋아하는 친구의 생일이 있다. 항상 나에게 뜻밖의 선물로 기쁨을 주는 사랑이 넘치는 친구에게 나도 그 사랑을 조금이나마 돌려주고 싶다. 마음에 꼭 들어할 선물을 주고 그 친구가 기뻐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해 본다.
- 6월 초와 중순에 온라인 일본 영화제가 열린다. 몇 달 전에 여건이 되지 않아서 영화관에 가지 못했는데, 온라인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참 좋다. 거기다 무료!
이렇게 적어보니 생각보다 기대되는 일들이 꽤 많이 있다. 추가로 대중문화도 적극 활용해서 개봉이 기대되는 영화도 만들어 놓고,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의 새 음악을 기다리는 재미도 만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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