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에 있던 예전 집 사진들을 정리할 겸 여기에 옮겨본다. 2013년부터 자칭 미니멀리스트로 살기 시작했는데 2021년에 독립을 하면서 미니멀하게 집을 꾸밀 생각에 들떠 있었던 기억이 난다. 가족에게 받거나 내가 쓰던 몇 개의 가구만 옮겨오고 그 외에는 최소한의 (지금은 증식했지만) 생활용품만 집 안에 들였다. 막 이사한 후 찍은 사진들인데 지금과는 많이 다른 가구 배치를 다시 보니 그때의 설레었던 기분이 되살아난다.
당시에 한 인테리어 책에서 현관문을 열었을 때 사선으로 시선이 가는 곳에 있는 물건이 집의 인상을 결정한다고 쓰여있었다. 그래서 현관에서 사선의 위치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을 배치하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다.
인테리어 책에서 집을 갤러리로 생각하고 물건을 배치하라는 내용을 읽고는 예쁜 그릇이나 과일을 여기저기 장식해 보려고 노력했었다. 그 노력이 오래가진 않았는데, 어떻게 배치해도 뭔가 어설프고 부자연스러웠다. 카페나 갤러리의 장식품들은 참 자연스럽게 보이는데, 역시 탁월한 미적 감각이 바탕이 돼야 하는 것 같다. 미적 감각이 없는 난 그냥 여백의 미를 즐기는 게 최선이라고 결론지었다.
* 느닷없는 양심선언
깔끔한 곳 사진만 찍어서 올리는 것에 살짝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이사를 처음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붙박이장에는 옷이 가득 걸려있고 책상 위에는 늘 종이가 어수선하게 쌓여있는 데다 세탁실 선반에는 책이 어지럽게 꽂혀있다. 큰 가구만 없을 뿐이지 자잘한 물건들은 전혀 미니멀하지 않다.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겠노라 결심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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