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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미드] The Chosen - 시즌 4 - 1편 (감상 및 약간의 내용흘림)

출처

 

기다리던 The Chosen의 시즌 4 첫 에피소드가 시리즈의 홈페이지에 공개되었다. 미국에서는 영화관에서 몇 에피소드가 미리 공개되었는데 호주에서는 1편과 2편만 짧은 시간 영화관에서 상영되어서 볼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첫 3 시즌을 재미있게 보았기에 점점 예수님의 생애의 후반으로 가까워지는 다음 시즌들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시즌 3의 마지막 편은 산상수훈과 오병이어의 기적이었는데, 세련되고 절제된 연출이 마음에 들었다. 팬으로서 제발 전 시즌의 퀄리티를 유지시키며 마지막 시즌까지 도달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크다. 습관적으로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드디어 시즌 4의 첫 에피소드가 공개된 것을 보고는 바로 보기 시작했다. 역시나 나의 예상을 뛰어넘는 연출과 작가진의 상상력에 놀랐던 시즌 4 1편을 본 소감 몇 가지:

 

- 이 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 중의 하나는 성경에는 몇 구절로 표현되는 사건들의 뒷배경을 성경의 큰 흐름에 반하지 않으면서 있음 직하게 표현하는 극본일 것이다. 스쳐가는 인물이나 사건에 돋보기를 대어서 그들이 살아내었던 현실 속에 시청자들을 참여시킨다. 1편에서는 갑자기 현대무용을 하는 장면이 나와서 엉뚱하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헤로디아의 딸 살로메가 헤롯의 연회에 출 춤을 연습하는 장면이었다. 살짝 아쉬운 것은 살로메를 연기한 배우가 아주 근육질의 무용수였던 점. 귀족의 딸인 살로메라면 공주대접을 받고 편한 인생을 살았을 것 같은데, 살로메 역의 배우는 너무나도 오랜 기간 무용을 훈련(?) 받은 몸이었다. 물론 그 덕분에 아주 멋진 공연을 해내고, 헤롯이 그 춤에 감탄해서 어떤 청탁도 들어주겠노라 말을 하는 장면이 설득력을 얻는다. 내가 늘 상상하던 하늘하늘한 드레스에 야한 춤을 추는 살로메는 아니었지만, 그런 편견을 뒤엎고 예상밖의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이 드라마 제작진의 특기이긴 하다. 무용 장면이 너무 멋져서 몇 번 다시 돌려보았다. 안무도 매력적이고 타악기의 라이브 연주가 극적인 재미를 더해준다.

 

- 이번 에피소드의 주인공은 세례 요한이다. 그의 죽음이 전 시즌에도 여러 번 암시되긴 했지만 이 번 에피소드에서는 그의 탄생과 죽음에 얽힌 사건들을 자세하게 보여준다. 성모 마리아가 세례요한의 어머니이자 사촌인 엘리사벳을 방문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부분은 성경에 아주 충실했다. 조금 놀랬던 장면은 엘리사벳이 아주 나이가 많은 여인으로 나온다는 점. 검색을 해보니 88살에 세례 요한을 잉태했다고 하는데 그 점을 충실히 반영해서 비슷한 연령의 배우를 캐스팅했다. 그 연령의 여인이 임신한 모습을 실제로나 영상에서 본 적이 없기에 내 시선을 확 끌어당겼다. 실제로 근대에 의학의 힘을 빌리지 않고 자연 임신을 한 최고령이 69세에서 70세라고 하는데, 그 당시에는 엄청난 센세이션이었을 듯.

 

- The Chosen의 명실상부한 주인공인 예수님은 에피소드의 끝에 아주 잠깐 등장한다. 줄거리가 벌써 다 정해져 있는 이야기이기에 앞으로 예수님에게는 고난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계속 떠올리게 된다. 다행히 극이 너무 무거워지지 않도록 여러 가지 가벼운 이야기들도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예수님의 사역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세베대 부자의 올리브 오일 사업 이야기와 토마스와 레이마의 연애 이야기는 그들도 현실을 살아가는 서민들이었음을 상기시켜 주고, 약간의 유머가 들어갈 공간을 만들어준다.

 

미국 시간으로 2024년 6월 6일에 에피소드 2가 무료 공개된다는데, 나에게는 내일이 된다. 오랫동안 기다린 만큼 한 번만 보고 넘기기에는 아쉬워서 한 번 더 보고 2편을 달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