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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

Acloset - 에이클로짓 앱 리뷰

깔끔한 로고

 

'미니멀 라이프' 카페에서 누군가의 리뷰를 읽고 에이클로짓 앱을 다운로드했다. 몇 년 전에 한 번 시도해 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옷 사진을 찍고 나서 배경을 깔끔하게 흰색으로 정리하는 것이 귀찮았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몇 년 사이에 앱 기능이 좋아져서 자동으로 옷의 뒷배경이 흰색으로 변환이 되어 삼주 째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앱의 기능이 꽤 여러 가지인데 그중 내가 사용해 본 몇 가지를 소개해 본다:

- 매일 그날 입은 옷을 찍어서 기록할 수 있음. 나중에 어떤 날씨에 어떤 옷을 입었었는지 기억하기에 좋음. 일 년 정도 기록하다 보면 작년에 무슨 옷을 입었었는지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좋을 듯.

- 어떤 아이템을 몇 번 사용했는지 통계 수치를 확인할 수 있음. 제일 많이 입은 옷이 무엇이었는지 확인할 수 있음. 의외의 아이템의 사용 횟수가 높아서 좀 놀랐다.

- AI가 어떤 옷을 입을지 추천을 해주는 기능이 있다. 이건 한 번 해봤는데 아직 마음에 드는 추천을 받아보지는 못했다.

 

이 외에도, 옷의 가격을 기록하면 가격대비 착용 횟수로 가성비를 계산해 주는 기능도 있다. 이건 새 옷을 샀을 때 시도해 볼 예정이다.

 

3주 넘게 꾸준히 사용중. 빨간 옷은 체육복이다.

 

 

 

AI가 뭘 입을지 날씨에 맞게 추천해준다

 

 

 

 

 

제일 많이 입은 옷이 뭔지 통계를 내줌

 

 

 

어떤 옷을 잘 안입는지도 한 눈에 볼 수 있다

 

앱은 대체적으로 만족하는데 사용자의 입장에서 내가 실수한 부분이 몇 가지 있다:

 

- 옷 색이 확실히 나오도록 잘 찍어야 하는데 조명이 어두운 방에서 주로 옷을 갈아입다가 앱에 기록을 하다 보니 옷 색이 부정확하게 기록된다. 옷 색은 구별이 가능하지만 앱에 나와있는 색의 조합을 봤을 때 어떤 옷인지 몇 초 생각해야 할 때가 있다.

- 옷 가격을 처음부터 기록했으면 옷의 가성비 계산도 할 수 있어서 좋았을 텐데, 귀찮아서 안 하고 있다.

- 초반에 사는 지역을 잘못 설정해서 날씨가 잘못 기록되었다. 지역 설정과 날씨와의 관련성을 뒤늦게 알아차린 내 잘못이다.

 

앱에 대해 살짝 아쉬운 부분 몇 가지:

- 브랜드 명을 고를 수만 있고 내가 직접 입력할 수 없다. 호주에서는 유명한 브랜드이지만 Acloset 앱이 아마도 미국 앱이다 보니 메뉴에 나와있지 않다.

- 지역 설정을 세밀하게 할 수 없다. 같은 시드니라고 해도 서쪽인 우리 동네는 바닷가 동네와 온도차가 상당한데, 지역의 선택지가 몇 군데 없다. 몇 번이나 여러 동네 이름을 넣어보다가 겨우 비교적 근처인 지역으로 설정해 두긴 했다.

- AI 추천 기능이 이제 개발단계인 듯하다. 옷의 두께는 고려하지 못해서 두꺼운 셔츠 위에 얇은 카디건을 입으라고 추천을 해준다. 이건 몇 년 더 지나면 개선이 되겠지?

 

앱을 사용하면서 나 자신에 대해 깨달은 점 몇 가지:

- 난 참 옷을 못 입는다. 기록해 둔 착장 중에 멋지다고 생각이 드는 게 없다. 너무 캐주얼하고 무채색 계열이 많다.

- 연초에 운동화 두 켤레를 사고 옷 쇼핑은 전혀 하지 않았다. 이모가 한국에서 보내주신 옷 몇 벌을 잘 입고 있어서 새 옷을 산 느낌을 받아서일까? 내가 올해 옷을 한 벌도 사지 않았다는 사실조차 11월이 된 오늘 가계부를 확인해 보기 전까지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옷 쇼핑을 그리 즐기지 않아서 미루고 미뤘더니 이제는 한 벌도 사지 않는 경지에 이르렀다.

- 앱을 보니 내가 부족한 아이템이 무엇인지 조금 보이기 시작했다. 밝은 색의 옷, 정장같이 격식을 차리는 옷이 필요하다. 직장에서 캐주얼한 옷을 입어도 되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정장을 입는 동료들이 좋아 보여서 나도 저렇게 입고 싶다고 생각만 하는 중이다.

 

 

인생에서 매일 누릴 수 있는 즐거움 중에 옷을 잘 갖춰 입는 것도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미적 감각이 많이 부족한 나로서는 놓치고 있는 영역이다. 자칭 미니멀리스트로 살고 있다 보니 옷을 많이 사는 것은 극도록 지양하는 중이라 쇼핑을 갈 때도 무척 신중하고, 그래서 쇼핑 자체가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주택 대출을 갚는 동안에는 절약을 해야 한다는 강박도 느끼고 있고, 환경을 생각해서 중고옷만 사서 입기로 결심을 했지만, 요즘 무슨 이유인지 좋은 옷, 예쁜 옷을 입고 싶다는 욕구가 조금씩 생기고 있다. 욕구를 너무 억누르고 살면 한 번에 다 분출된다던데 이러다가 갑자기 미쳐서 옷을 왕창 사버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내가 믿을 구석은 오직 나의 게으름과 귀차니즘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