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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념들

나는 축구가 싫다

내 인생에서 가장 부정적인 블로그 포스팅이 될 것 같다. 앞으로는 이것보다는 긍정적인 글만 쓰고 싶다.

오늘 축구경기도 5:0으로 대패했다. 비도 오고, 골키퍼도 부상을 당해서 여러모로 우울한 게임이었다. 나는 오랜만에 수비에서 공격으로 포지션을 바꿔봤지만 못하는 건 그대로였다. 게다가, 최악의 심판이 있었다. 우리 팀이 실수할 때마다 한숨을 쉬고, 비웃고, 또 그걸 놓쳤나는 식으로 큰 목소리로 말을 했다. 상대편한테는 몇 분 남았으니까 한 골 더 넣어서 6:0으로 이기라고 응원까지 했다. 내가 너무 어이가 없어서 심판한테 그런 말 하면 안 되지 않냐고 말을 했지만 듣긴 했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나한테는 너 연습 좀 더 해야겠다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내가 못하는 건 내가 제일 더 잘 아는데 왜 그걸 경기 중에 심판한테 들어야 하지? 너무 화가 나서 집에 오자마자 축구단체에 항의 메일을 보냈지만 이메일을 보냈다고 기분이 나아질 리가 없다. 경기를 심하게 못하긴 했지만 하지만 그걸 입 밖으로 내뱉은 건 심판으로서 실격이다. 난 경기를 너무 못해서 받은 스트레스를 항의 메일을 보내는 것으로 풀려고 하고,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축구팀에 들어간 걸 진심으로 후회한다. 재미있으려고, 운동을 더 하려고 시작한 일인데, 일주일에 한 번씩 침울해지고 스트레스를 받게 될 줄은 몰랐다. 알고 보니 우리가 전에 4:0으로 졌었던 팀인데 오늘은 더 크게 지고 말았다. 조금씩 발전을 해야 뭐든 재미가 있는 법인데, 퇴보를 하니 즐거울 수가 없다. 단톡방에도 메시지가 점점 뜸해지고 일주일에 한 번씩 코치가 작전을 알려주던 것도 이제는 당일 경기 바로 전에 간단히 마무리된다. 이 상황을 어떻게 개선시킬 수 있을까? 12월 12일까지 매주 목요일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오늘만은 축구가 너무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