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블랙 프라이데이에 대해 블로그 포스팅을 하고 나서 검색을 하다가 나도 모르게 장바구니 가득 쇼핑을 해버리고 말았다. 내 기준으로 꽤 파격적인 세일에, 무료 배송이 총합 $40만 초과하면 되어서, 신이 나서 장바구니를 채우기 시작했다. 중간에 옷도 넣을 뻔했지만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 입어보지 못하고 구입하는 건 너무 위험부담이 크다.
무료배송을 위해 최소 금액인 $40을 맞추기 위해 물건을 왕창 넣었다가 빼는 과정을 몇 번 반복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대부분 내가 평소에 필요하다고 느꼈던 물건이라 충동구매라고도 부를 수는 없지만 솔직히 없어도 사는데 지장은 없다. 어제는 뭐에 홀린 듯 스트레스를 쇼핑을 풀었던 것 같다. 다음에 쇼핑을 더 잘하기 위해서 기억해두고 싶은 점들 몇 가지:
- 사고 싶은 물건이 생기면 그 날짜를 기록해 두고 최소한 3개월에서 6개월 (너무 긴가?) 생각해보고 나서 구입하자. 대부분의 물건은 없어도 사는데 지장이 없다.
- 싼 게 비지덕이다. 작년에 테무에서 샀던 검정 가방은 매일같이 잘 쓰긴 했지만 벌써 지퍼가 고장이 났다. 몇 번 고쳐서 지금도 쓰고 있긴 한데, 아쉽게도 그리 오래 쓰지는 못할 것 같다. 겉보기에는 디자인도 깔끔하고 멀쩡한데, 참 아쉽다. 너무 싼 건 사지 말자.
- 무료 배송을 위해서는 한꺼번에 물건을 구입하는 게 좋다. 이왕이면 평소에 가지고 싶었던 것의 목록을 준비해 놓았다가 한꺼번에 사자. 매년 블랙 프라이데이에 한 번 몰아서 쇼핑하는 것도 세일을 활용한 나쁘지 않은 방법이 아닐까.
- 어제 장바구니에 수차례 넣었다 뺐다 한 아이템 두 가지가 있다: 줄 귀걸이와 나뭇잎 귀걸이. 내년에도 사고 싶어지면 사자.
- 어제 같이 샀으면 좋았을 물건들이 구매 완료를 한 후에야 생각이 났다. 엄마가 선물로 주신 펜던트를 끼어넣을 목걸이를 샀어야 하는데! 순간순간 필요한 물건들이 떠오를 때마다 메모하는 습관을 갖자. 그 목걸이가 없어서 펜던트를 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
- 선물용 작은 가방을 사고 나니 이제 거기에 담을 사탕을 사야 한다. 쇼핑은 쇼핑을 부르는구나.
- 누군가가 좋아해 줄 모습을 상상하며 선물을 고르는 건 꽤 즐겁다. 생일과 크리스마스 선물은 평소에 미리미리 구입해 두자.
세일할 때 하는 쇼핑이 이렇게 재밌다니 잊고 있었다. 올해 너무 쇼핑을 참고 살아서 이번에 확 터진 것 같다. 아직 컴퓨터는 본격적으로 검색해보지 않았는데, 한 번 더 무언가에 홀린 듯 사버릴지도 모르겠다. 이왕 산 물건은 소중하게 잘 다뤄서 오래오래 쓰면 된다. 이상 가짜 미니멀리스트의 소심한 항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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