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문제가 생겨서 출근하기 전에 정비소에 맡기기로 예약을 해 두었다. 나의 계획은 차에 자전거를 싣고 가서, 자전거로 출근을 하는 것이었다. 50분 정도의 여유가 있어서 큰 문제가 없다면 제시간에 출근을 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자전거를 싣고, 시간도 살짝 여유 있게 집을 나섰다. 구글맵에 정비소 주소를 찍고 가는데 멀리서 간판이 보였다. 그때, 바로 전 골목으로 들어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살짝 스쳤다. 뜬금없는 생각이었기에 그냥 무시하고 구글맵이 알려준 대로 대로에 나있는 정문으로 들어갔다. 건축공사 중인 건물이 보였고 그 옆에 주차장에 자리가 있길래 주차를 하고 자전거를 꺼냈다. 정비소 입구가 어디인가 돌아보는데 누군가가 차에서 내리길래 길을 물어보았다. 아뿔싸. 아까 골목길로 가는 것이 맞았고, 난 엉뚱한 곳에 주차를 한 것이었다. 대로로 다시 나가니 차를 돌릴 수가 없어서 한참을 달리다가 다시 골목으로 돌아왔더니 한 10분 정도 늦게 도착했다. 정비소 앞에는 긴 줄이 있었다. 알고 보니, 예약 알림 문자에 골목길 주소가 찍혀있었는데, 나는 정비소 이름을 바로 구글맵에 검색해 버려서 옆 건물로 간 것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늦어지고 정신없이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출근 시간까지 30분이 남은 상태라서 열심히 달리면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몇 번 다녀보지 않은 길이였는데, 문득, 여기서 길을 건너는 게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스쳤다. 길을 건너려면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려야 하는 게 그게 귀찮아서 그냥 쭉 가던 길로 갔다. 그랬더니, 갑자기 보행자 도로가 없어지는 게 아닌가? 사람이나 자전거가 다닐 수 있는 공간이 아예 사라져 버린 것이다. 하는 수 없이 길을 건너야 했는데 바쁜 출근길이다 보니 한참을 기다려서 겨우 길을 건널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지각 2분 전에 도착을 하긴 했지만, 아슬아슬하게 학교에 도착한 기쁨에 도취한 나머지, 중요한 서류에 서명을 하는 것을 깜빡하고 말았다. 다행히 사무실 직원분이 살짝 귀띔을 해주셔서 창피함을 면하긴 했지만, 실수의 도미노가 연이어지니 스트레스와 피곤이 몰려왔다. 이밖에도 다시 차를 가지러 자전거를 타고 가던 길에도, 딴생각을 하닥 신호등이 바뀌는 것도 모르고 계속 서있기도 하고, 아까 보행자 도로가 없어졌던 길을 다시 갈뻔하기도 했다. 다행히 무사히 정비소에 도착해서 차를 돌려받았지만, 연속되는 실수가 없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여기서 정리해 보는 오늘의 실수들:
- 가능하다면 가까운 거리는 사전답사를 해보자.
- 사전답사가 여의치 않다면 구글맵으로 거리뷰라도 봐두자.
- 예약에 관련한 서류나 문자는 꼼꼼히 주소 및 세부사항을 확인하자.
- 시간은 여유 있을수록 좋다. 기다리는 시간을 잘 사용하기만 하면 된다. 10분만 더 여유 있게 나왔어도 정비소에서 줄을 서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아쉽다. 앞으로 정비소에 갈 때는 최대한 일찍 가자.
- 뜬금없지만 이성적인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면 무시하지 말자. 이건 내 직감이다. 내가 바로 전 골목으로 들어갔는데 만약 잘못된 길이었다면, 다시 대로로 나와서 정문으로 들어가는 것은 크게 힘들지 않았다. 위험부담이 전혀 없는 차선책은 시도해 보자.
- 일이 운 좋게 잘 풀린 순간에 방심하지 말자. 마음을 놓으면 또 실수한다.
- 실수가 계속된다면 좀 쉬자. 딴생각을 하지 말고 한 가지에 집중하자.
이밖에도 또 실수를 한 것이 있다. 동료분이 나에게만 음식을 챙겨주셨는데 그걸 모르고 다른 사람 앞에서 고맙다는 말을 해버렸다. 칭찬이나 감사의 인사를 할 때도 장소를 봐가며 신중하자. 둘 만 있을 때 하는 게 제일 좋다. 아, 인생은 실수의 연속이다. 나만 그런가? 그 실수가 배움과 성장으로 이어지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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