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주택 대출의 이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서 그런지 갑자기 나의 수입에 불만이 생겼다. 호주 뉴스에서는 대출 이자가 내려간다, 올라간다, 계속 말이 바뀌고, 나의 주택대출의 고정금리기간이 끝나는 시기가 다가올수록 더 골치가 아플 예정이다. 물론 공립학교 교사 생활을 시작하기 전부터 교사의 높지 않은 수입에 대해선 알고 있었다. 교사라는 직업의 최고 매력은 높은 수입이 아닌 방학이었고, 그 방학을 이용해서 취미 생활을 하면 그나마 괜찮은 인생을 살 수 있겠다고 생각했었다. 그 취미가 음악과 글쓰기인데, 열심히 하다 보면 부수입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있다가 교사 생활을 하고 10년이 지난 요즘에서야 깔끔하게 포기를 했다. 취미로 수입을 창출한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10년이나 걸려서 깨달은 걸 보니 돈 버는데도, 취미에도 큰 재능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겠다.
아픈 고양이를 돌보느라 집과 직장만 오가던 시기에 블로그를 시작했다. 고양이의 마지막 시간이 점점 다가오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너무 괴로워서, 현실 도피를 하기 위해서 한동안 블로그에 엄청 글을 썼었다. 그때부터 시작한 블로그를 어느덧 5년째 이어가고 있는데, 그동안 내가 창출한 광고수익이 참으로 소박하다.
이 스크릿 샷을 찍은 것도 지난 일주일간 무려 6센트를 벌은 사실에 깜짝 놀랐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수익이 아예 없는데 지난주는 무슨 이유인지 평소보다 블로그 조회수가 살짝 높았다. 아무튼, 블로그로 부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5년에 걸려서 깨달은 후, 마음속 고이 간직해 둔 희망을 이제야 바람에 훨훨 날려버린다.
주변에서 수입이 높은 사람들 이야기를 들으면 부러우면서도, 직업을 바꿔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지는 않는다. 내가 그들의 멋진 직업을 쉽사리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또 그들만큼 열심히, 더 많이 일하고 싶지도 않기 때문이다. 말도 안 되는 욕심이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지금 정도의 일을 하면서 수입을 늘리는 것이다.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하고, 오래 일하면 뇌가 쉽사리 정지해 버리고, 멀리 출퇴근하는 것은 필사적으로 피하려고 하는 나 같은 노력최소주의형 인간은, 돈을 더 벌려고 아등바등하는 것보다 있는 돈을 잘 관리하는 게 현명한 것 같다.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음 세 가지 정도가 되려나?
- 큰 지출을 방지한다: 사고 치지 말고, 큰 병 걸리지 않게 건강관리. 목돈 들어갈 일을 만들지 말 것.
- 작은 지출을 줄인다: 근검절약. 검소와 궁상사이. 소박한 삶. 미니멀리즘.
- 있는 돈을 잘 관리한다: 은행 이자 잘 챙겨 받기. 주식 소액투자. 코인 소액투자.
도지 코인을 너무 비쌀 때 사서, 코인들이 상승세인 지금조차도 원금 회복이 안되고 있는 걸 볼 때, 코인 투자로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나마 나의 게으름을 활용해서,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해서 부동산 투자를 하면 목돈을 벌 수 있을 것도 같지만, 대출 이자를 갚고 있는 동안은 목돈이 모이질 않으니 그림의 떡이다. 나름 열심히 저축을 하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 이자로 빠져나가서 돈을 모으는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의식적으로 절약을 하며 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정신적으로 지치는 면이 있다. 이렇게 재미없게 사는 게 맞는 것인지, 나 자신이 초라해 보이기 시작한다. 사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돈을 더 벌고 싶다는 마음을 버리는 것이다. 그러면 이 모든 고민이 해결이 된다. 소비와 함께 욕심도 줄이는 노력을 하는 것이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재테크인 것일까?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지금도 충분히 감사하고 만족할 수 있는데, 느닷없이 머리를 쳐든 욕심과 불만에 혼란스러운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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