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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ever you pay attention to, grows. 이틀 전 이 글귀를 본 순간, 아, 맞아! 하는 섬광과 같은 깨달음과 감동이 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바로 받아 적고는 그 종일 볼 때마다 중요한 것들에 관심을 갖고 발전시키자고 결심했다. 이 글귀가 너무 좋은 나머지, 필사를 해 둔 그날의 데일리 미니북을 차마 재활용함에 넣을 수가 없었다. 이 종이를 처분하면 이 글귀가 내 머릿속에서 사라져 버릴 것만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다음 날의 미니북에 옮겨 적고, 오늘 또 한 번 적었다. 이건 뭔가 잘 못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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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발견한 좋은 글귀를 이면지에 받아 적었다. 몇 번 읽고 재활용함에 넣으려고 했지만 아까웠다. 잊고 싶지 않았다. 아직 내 것이 되지 않았다.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고, 음미하지 못했다. 아직 헤어질 결심이 서지 않았다. 이건 무슨 욕심이고 집착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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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우지 못해서 금방 잊어버릴 것 같다. 그래서 종이에 적고, 컴퓨터에 다시 옮겨 타이핑해서 보관하고 싶어 한다. 그러면 마치 그 내용이 내 뇌에도 보관되는 느낌이 들어서일까? 사실 적어두고, 타이핑해놓아도 두 번 다시 보지 않을 경우가 많은데 말이다. 이 세상에 얼마나 엄청난 양의 지식이 있는데, 고작 내가 발견한 짧은 글귀들을 무슨 보물인양 집착해서 소유하려고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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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내가 놓치기 싫어하는 글귀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내가 소중히 생각하는 가치나, 내게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무엇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차마 재활용할 수 없었던 메모를 여기에 남겨본다.
버릴까 말까 할 때 생각해볼 질문 6
1. 평소에 쓰고 있는가? 아니라면 버려라.
2. 억지로 쓰는 것이 아닌가? 선물 같은 것을 집중 점검해 보라.
3. 생각없이 가지고 있는가? 쇼핑백, 비닐봉지 같은 것들이 주로 여기에 해당된다.
4. 지금 다시 산다면 사겠는가? 다시 사기 위해 쓸 돈이 아깝다면 버려라.
5. 내가 꿈꾸는 집에 어울리는 물건인가? 아니라면 버려라.
6. 있으면 편리하지만 없어도 큰 불편이 없다면 버려라.
이 메모는 나에게 해야 할 일들을 상기시켜주기 때문에 버릴 수 없는 것 같다. 버려야 하는 여러 물건들이 떠올라서 꼭 끝내야 하는 숙제를 아직 마치지 못한 찜찜함을 느끼게 해 준다.
소유한다는 것은 곧 그것에 소유당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착각한다. '내가 무엇을 소유한다'라고 하지만 그 소유물에 쏟는 에너지를 생각하면 우리는 도리어 뭔가를 자꾸 잃고 있는 것이다. <손웅정>
이 글귀는 나의 가치관과 일치하고 마음에 들어서 자꾸 읽게 된다. 맘에 드는 글귀라서 잊어버리고 싶지 않다. 하지만 잊어버려도 사는데 큰 지장이 없는데 왜 집착하는가?
여기에 옮겨써서 저장했으니 이제 종이를 재활용할 수 있다.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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