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상념들

[록다운] 스스로 칭찬해주기 - 2021년 9월

두 달 넘게 록다운이 계속되고 있다. 재택근무와 혼자서 집에 있는 시간에는 쉽게 익숙해졌다. 원래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사람들을 못 만나는 것에 대해서는 큰 어려움이 없을 줄 알았는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을 발견했다. 아무도 나를 칭찬해주지 않는다! 말 한마디에 기분이 좋아지고, 작은 칭찬 하나 받은 것으로 하루의 에너지를 받는 경우가 가끔 있었는데, 혼자 있으니까 그 가끔 생기는 이벤트가 전혀 생기지 않는다. 내가 나를 칭찬해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칭찬을 받으려면 조건이 만족되어야 한다. 먼저 칭찬받은 일을 할 것. 오늘도 살아남았구나, 잘했어 같은 것 말고 진심으로 뿌듯하게 느낄 수 있는 일들을 해야 스스로를 칭찬할 수 있지 않은가? 약간 게임 같기도 한데, 나 자신에게 칭찬을 받기 위해서 난 요즘 조금 열심히 살고 있다. 9월 한 달 동안 내가 스스로에게 한 칭찬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20210901: 아침 7시 20분에 일어났어! 대단해! 거기다가 아침에 산책 겸 잘못 배달된 편지도 우체통에 넣고 왔네. 잘했어! 재택근무를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시작했네. 잘했어!

20210902: 7시에 벌떡 일어났어! 아침에 20분 HIIT 운동도 하고! 너무 대단해!! 하루 종일 군것질도 안 하고 건강식을 했네. 마당에 나뭇가지 정리도 거의 다 했고. 잘했어!

20210903: 야식 먹고 싶은 마음을 설거지하기 싫다는 마음으로 눌러버리다니 대단해! 거실 바닥 걸레질도 했군. 잘했어!

20210904: 7시 전에 일어나서 달리기를 했네! 무려 3 키로 넘게 뛰고. 오전 근무도 성실히 잘했군. 실수한 것도 금방 알아채고 잘 만회했어. 대단해! 야식 먹고 싶은 마음을 잘 참았어. 대단해! 오늘 블로그 포스팅을 4개나 했네. 글이 막 써지네. 잘했어!

 

여기에 느낌표가 남발하는 건 나의 진심을 담았기 때문이다 ^^;;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점점 힘들어져서 재택근무 시작 시간 바로 직전까지 이불속에서 뭉그적거리던 내가, 아침 7시 알람에 맞춰서 일어나고 거기다가 운동까지 하기 시작했다.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칭찬의 힘에 대해선 알았지만, 누가 칭찬하던 상관이 없다는 사실은 미처 몰랐다. 남이 안 해주면 내가 많이 해주면 되는구나. (이런 깨달음을 얻다니, 대단해!) 내일 또 칭찬받기 위해서, 뭘 할까 고민해본다.

 

---추가---

20210907: 달리기를 3.4킬로나 뛰었어. 거의 멈추지 않았어. 아직 체력 좋구나! 야채를 듬뿍 넣은 건강한 식사를 했어. 생강차도 끓였어 마셨네! 잘했어. 화분에 물도 다 주고, 고양이 밥도 많이 줬네. 잘했어! 나뭇가지 정리 드디어 다 했구나. 오늘 일도 능률적으로 했고, 중국어 공부도 많이 했네. 잘했어. 대단해!

202109010: 7시 5분에 일어나서 푸시업 10번 했어! 일 시작하기 전에 화분에 물 다 주고 잡초도 뽑음!

202109010: 6시 5분에 일어나서 푸시업 했네. 7시에는 2km를 15분에 달렸어. 잘했어!

20210915: 아침 6시에 일어나서 7시 되기 전에 달리기를 하러 나갔구나. 추운데 대단해! 거의 4km나 뛰고, 체력을 잘 키웠구나. 잘했어! 재택근무 시작하기 전에 화분에 물도 다 줬네. 토마토 모종도 잘 관리해서 잘 자라고 있군. 참 부지런해!

20210916: 짧고 굵게 HIIT 운동했구나. 운동 건너뛸 수도 있었는데 잘했어!

20210917: 아침에 달리기 4.5km. 참 건강하고 부지런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