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상자를 정리하면서 600여 장의 사진을 찍고 외장 하드에 저장했다. 겸사겸사 최근에 찍은 사진 몇 장도 함께 정리했는데 폴더 이름을 보니 요새 나의 일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노을 햇살은 매일 우리 집 무료 급식소를 방문 중인 고양이 모녀. 가스는 지난번 가스요금 폭탄을 맞은 후로 가스 사용량을 계산해보기 위해 찍어둔 가스미터 사진들. 동물원은 지금은 록다운 때문에 가지 못하지만 올해 초 갔을 때 찍은 사진들. 식물은 토마토 새싹 난 것. 요리는 록다운 중 매일 집밥 하면서 찍어둔 것. 중국어는 매주 온라인 수업 중에 화면 캡처한 것. 집은 햇살이 좋을 때마다 찍어둔 집 안 사진. 기타 등등.
내 삶이 단조롭고 건전(?)하다고는 느끼고 있었지만 이렇게 보니 또 새삼스럽다. 록다운 중이고 또 외출하기가 무서워서 자의 반 타의 반 가택구금 수준으로 혼자 집에만 있다. 그러다 보니 물건도 버리고, 이렇게 사진 정리도 해본다. 정리를 하면서 나 자신을 들여다본다. 정리의 순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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