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 2025년 10월 18일은 World Op Day였다. 이런 날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인터넷에서 우연히 보고 알게 되어서, 이 날을 기념할 겸 중고 가게에 다녀왔다.

여기서 중고 가게라고 함은, 한국의 아름다운 가게처럼, 사람들이 기부하는 중고용품을 자원봉사자들이 일하는 매장에서 판매하는 곳을 말한다. Vinnes나 Salvos (구세군)같이 꽤 전통 있는 곳에서 쇼핑을 하는 것은 여기서는 꽤 자연스러운 일상의 모습이다. 부모님이 중고품 쇼핑하는 것을 좋아하셔서 같이 따라다니다 보니, 나도 정기적으로 중고용품 쇼핑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속옷을 제외한 옷가지와 신발, 작은 소품등은 새것이 아닌 중고로만 구입하고 있다. 물가가 많이 올라서 생활비를 절약하려는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고,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된다니 일석이조이다. 게다가 마음에 쏙 드는 물건을 발견해서 저렴한 가격에 사는 즐거움은 다소 중독적이기도 하다.

마침 직장 근처에 큰 규모의 중고가게가 있다는 걸 알게 되어서 날짜에 맞춰서 가보기로 했다. 이곳은 자선단체에서 기부받은 옷들을 구입해서 판매하는 사기업인 듯했다. 의복류, 식기류, 도서류, 액세서리 등 다양한 물품들을 판매한다.




파란색 계열의 카디건을 찾고 있었는데 마침 상태가 좋은 한 벌을 발견했다. 색상은 내가 원하던 밝은 파란색은 아니었지만 $7.50에 이 정도면 잘 구입하는 것 같아서 별 망설임 없이 구입했다. 사실 집에 와서 보니 파란색보다 청록색에 가까워서 괜히 샀나 좀 후회가 됐다. 교환을 하려고 보니 2주 안에 영수증을 가지고 가면, 환불은 안 되는 대신 다른 물건을 살 때 그 가격만큼 빼준다고 한다. 귀찮아서 그냥 열심히 잘 입기로 했다.
그리고 그다음 날인 일요일, 약속 장소 근처에 있는 UTURN이라는 중고 매장에도 들려보았다. 규모는 작았지만 상품은 많이 진열되어 있었는데 특히 신발류가 많았다.


UTURN (유턴)이라는 이름도 그렇고, 상품의 종류에 따라 가격이 일정하게 정해져 있는 것이 여러모로 기획력이 돋보였다. 예를 들어서, 남자 신발은 $15, 여성 신발은 $10, 아동 신발은 $5, 이런 식으로 상품의 상태에 상관없이 가격이 동일하다.




마침 운동화가 필요했었는데, 내 사이즈에다가 색상과 디자인도 마음에 들고 상태도 거의 새것인 두 켤레를 발견했다. 회원가입 특전으로 10%를 할인받아서 $18에 구입했는데 요즘 새 운동화 한 켤레를 사려면 최소한 $70불 정도는 하기 때문에 횡재한 느낌이다.
중고 쇼핑을 하면서 느낀 점 몇 가지:
- 평소에 필요한 물건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야 중고 가게에서 발견했을 때 알아보기 쉽다.
- 보물을 찾은 느낌은 필요한 물건이 있을 때만 느낄 수 있다. 단순히 좋아 보이는 물건보다 필요한 것을 찾자.
- 시간이 넉넉할 때 천천히 여유 있게 구경할 수 있을 때 가자.
- 아무것도 안 사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가자. 나중에 괜히 후회함.
- 할인 혜택을 받으려고 무리해서 많이 사지 말고 꼭 필요한 것만 사자.
이렇게 중고 매장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은 호주 물가가 많이 올랐고, 절약을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호주의 경제상태와 상관없이, 환경을 위해서도 계속 중고 가게들이 많이 이용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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