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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

80세 생일파티 다녀온 썰

두 달 전에 80세 생신잔치에 다녀왔던 일을 이제야 기록해 본다. 어느 날, 교회에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사이인 지인의 어머니이신 Eva가 직접 생신잔치 초대장을 건네주셨다. 그분의 표정이 너무 밝아서 나도 모르게 가겠다고 냉큼 대답했다. 사실 당일에 출근을 해야 해서 퇴근하고 바로 오느라 시간이 빠듯했지만, 80세라는 연세를 기념하는 특별한 자리에 한 사람이라도 더 가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약간 무리를 했다. 

실제로 보면 더 큰 케이크

 

최근 몇 년 동안, 나와 비슷한 나이의 사람들이 너무 빨리 하늘나라에 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오래 사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기대 수명이 길어졌다고는 하지만 내가 그 통계의 일부분이 될 것이라는 장담은 할 수 없기 때문이다. 80세 생신을 맞으신 Eva는 몸도 마음도 젊게 사시는 분이시라, 그녀가 올해 80세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는 깜짝 놀랐다. 

특별 주문을 했다는 수박 조각이 예술이었다
풍선으로 꾸며진 포토존

 

자녀들과 지인들이 백여 명 가까이 모였던 자리는 왁자지껄 흥겨웠다. 내가 만일 80세 생일 파티를 한다면 과연 몇 명이나 초대할 수 있고, 또 그중 몇 명이나 올까 생각해 보았다. 사실 친한 사람들이 많다고 해도 그 사람들이 그때까지 건강하게 살아있을지 모르는 일이고 (와, 이거 현실적으로 생각하니 슬프다) 또 어디에 사는지, 그날 스케줄이 있는지에 따라서도 파티에 참석하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파티홀을 가득 매운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모두 다른 스케줄을 제쳐두고 파티에 와 준 것이다. 그녀가 참 좋은 인생을 살아오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티를 좋아하는 나라 출신이라서 그런지 그 분과 그분의 자녀들은 종종 가족의 기념일에 교회 사람들을 초대하곤 하는데, 난 생일이나 기념일에 큰 의의를 두지 않는 편이라 그런 사람들이 신기하기만 하다. 나도 나이가 들면 이런 성대한 파티를 열고 싶은 마음이 생기려나? 우선 오래 살고 나서 고민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