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휴가가 시작되는 첫날 몇몇 지인들과 함께 Nepean Narrows Lookout에 다녀왔다. 거리는 왕복 12km였는데 잘 정비된 fire trail (소방도로)라 걷기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두어 군데 경사가 가파른 곳들이 있긴 하지만 길을 잃어버릴 염려가 없다는 점에서 마음 편히 걸을 수 있었다. 천천히 걸어서 4시간 정도 걸렸는데, 빨리 걷는다면 3시간에서 3시간 반 정도에 다녀올 수도 있는 곳이다.

위에서 내려다본 강가는 평화롭기만 했다. 굽이 굽이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자니 마음이 차분해졌다. 살짝 흐린 날씨 덕에 덥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평화로운 풍경에 비해 지인들과 나의 마음은 그리 가볍지 않았다. 그 전날 다른 지인이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었다. 중간쯤 갔을 때 병문안을 갔던 사람에게 전화가 걸려와서 지인의 상태에 대해 한참 물어보며 통화를 했다. 병원에 있는 지인을 생각하면 건강한 두 다리로 하이킹을 하고 있는 것이 미안하게 느껴졌다. 바로 얼마 전에 그녀와 평범한 대화를 했었는데 너무도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저 강은 몇 백 년 몇 천년을 저렇게 흐르고 있는데, 사람은 너무 연약해서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구나. 그저 한 발 앞에 또 한 발을 디디며 걸어 나갈 뿐이다.
'호주 시드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잘가, 나의 자전거 (0) | 2026.05.31 |
|---|---|
| 출퇴근 산책길 풍경 (0) | 2026.05.02 |
| 80세 생일파티 다녀온 썰 (0) | 2026.05.01 |
| 호주 NSW Blacktown 지역에서 알약 포장지 재활용 하는 법 (0) | 2026.03.10 |
| Felix mobile: Referral code (0) | 2026.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