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다운 중에는 되도록 외출을 자제하려고 노력 중인데, 나의 최애 마트인 Aldi는 온라인 배송이나 Drive and Collect가 없어서 덜 붐빌 것 같은 시간에 다녀오고 있다. 개장 시간에 맞춰서 갔는데 실수를 몇 가지 했다.
1. 휴대폰 배터리가 닳아서 차 안에서 충전을 했는데 QR코드를 스캔하려고 보니 꺼져버렸다. 10%는 남아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카메라를 들이미니 전화기가 꺼짐. 쇼핑 갈 때 전화기 충전상태를 꼭 확인할 것. 최소 20%가 필요하다. 요새 내 iPhone SE가 갑자기 꺼지는 일이 종종 있다. 배터리 캘리브레이션을 할 때가 되었나 보다.
2. 벌써 동전을 넣고 카트를 빌린 상태라 다시 반납하고 차에 가려고 하는데 보안 요원이 괜찮다고 들어가라고 했다. 사실 카메라가 꺼지기 전 아랍계로 보이는 보안요원이 '안녕하세요'라며 맞냐고 인사를 했다. 내가 한국 사람인 걸 어떻게 알았지? 마스크도 쓰고 모자도 썼는데? 어떻게 알았냐고 했더니 얼굴을 가리킨다. 흠, 내가 이래 봬도(?) 한국인과 중국인에게 다 중국인인 줄 오해받는 사람이기도 하고, 마스크를 썼기 때문에, 얼굴은 아닐 텐데. 생각해보니 조깅할 때 입은 짧은 반바지를 입고 있어서 그런가 보다. 짧은 대화가 오간 후 휴대폰이 꺼져서, 보안요원은 내적 친밀감을 느꼈는지 나보고 그냥 들어가라고 했다. 앗싸 한류! '고맙습니다'라고 한국어로 인사하며 들어가는데, 생각해보니 이거 엄연히 불법이다. 쇼핑하는 내내 찜찜했다. 계산대에서도 간혹 QR코드 스캔한 걸 보여달라고 하는데, 그러면 카트를 두고 차에 가서 충전을 해서 다시 와야 한다. 어휴, 귀찮아. 앞으론 불법을 허용받아도 절대 규칙을 지키자. 내가 찜찜해서 스트레스만 받음. 나중에 쇼핑을 마치고 뒤늦게나마 전화기를 충전해서 QR코드를 스캔하는데 보안요원이 좀 화내면서 왜 또 스캔하냐고 물어봤다. 아까 당신이 나 들여보내 줬잖아요, 하니까 머쓱해하더라. 그 사이에 까먹은 듯.
2.5. 옷차림은 다문화 친화적으로 입자. 한국 가게에 가도 종업원이 영어로 응대를 해주는 외모이지만, 마스크를 쓰다 보니 옷차림에서 한국인 티가 나는 줄 이제야 알았다. 호주는 다문화 국가이고, 난 특히 무슬람들이 많은 동네에 살아서, 짧은 반바지를 입고 쇼핑을 가는 건 실수였다. 물론 반바지를 입을 자유는 있지만, 내 신변 보호를 위해서 앞으로는 삼가자. 한국 사람이라고 알아보는 것도 늘 좋은 일만은 아닐 테니.
3. 자칭 미니멀리스트인데 요새 쇼핑만 가면 충동구매를 하게 된다. 아마도 2-3주에 한 번 씩 하는 외출이 특별한 이벤트가 되어버려서, 신이 나는 것 같다. 쇼핑 목록에 있는 목록을 다 사고서도, 독서용 간식이라는 핑계로 처음 보는 간식을 집고, 속옷 세트가 내 사이즈가 있길래 조금 망설이다 사버렸다. 집에 와서 보니 순면도 아니고, 사이즈도 좀 작았음 ㅠㅠ 속옷이라 교환도 그렇고, 그냥 늘려서 입어야지 뭐. 하지만 충동구매의 재미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금액을 정해서 한도 내에 하자. 그러면 충동구매가 아니게 되려나?
'상념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타고니아 Patagonia Women's Lightweight A/C Shirt 구매후기 (0) | 2021.11.02 |
---|---|
일진이 사나울 때 들으면 좋은 클래식 음악 (0) | 2021.10.22 |
[필사] 루틴에 대한 영어 명언 (0) | 2021.09.17 |
누군가 만들어줬으면 하는 발명품들 (0) | 2021.09.09 |
춘희에게 (0) | 2021.09.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