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오전 11시인데 며칠 분 스트레스를 받은 것 같다. 길을 헤매어서 고속도로 요금을 내고 더 멀리 갔다가 돌아오질 않나, 인터넷으로 구입한 물건이 광고와 너무 달라서 항의 전화를 했는데, 통화를 마치고 나서야, 그분이 부모님의 지인인 것이 기억나지 않나 ㅠㅠ 내가 욕을 하거나 틀린 말을 한 건 아니지만, 부모님이 앞으로 일주일에 한 번은 마주칠 분들이라, 나 때문에 껄끄러운 관계가 되지 않을까? 난 왜 이리 다혈질인지, 전화를 걸기 전에 이걸 생각했어야 했다고!!
아무튼, 일은 벌어진 거고, 난 오늘도 일을 해야 한다. 내 속의 부글거림을 다스리기에 좋은 활명수 같은 음악이 생각나서 듣기 시작했는데 조금 기분이 나아지는 것 같다.
https://www.youtube.com/watch?v=Isic2Z2e2xs
구스타브 홀스트가 작곡한 'Planets/행성 모음곡'이다. 길이가 50분이라 집중해서 일을 하다가 음악이 끝나면 한 10분 쉬고 다시 일을 하기에 좋다. 이 음악의 웅장함을 들을 때마다, 난 이 거대한 우주 속, 작은 지구 위에 점보다도 작은 먼지라는 사실을 기억해낸다. 그래, 내가 오늘 저질러버린 실수들도 먼지처럼 바람에 흩날려 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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