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의 여름이 다가온다. 아직 공식적인 여름도 아닌데, 땀이 많이 나는 체질이라 오후가 되면 상의가 땀에 젖어 축축해져 버린다.
시원하고 세탁이 간편한 옷을 찾다가 온라인으로 구매한 파타고니아 셔츠. 일주일이 지나서 오늘 배송받았다. 요새 택배가 많이 지연된다는데 생각보다 빨리 도착해서 기분이 좋았다.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로 마케팅을 하는 파타고니아 상품이 좀 궁금했었는데 세일을 하길래 처음으로 구매해 봤다. 지난주에는 록다운 규제 때문인지 매장이 열려있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배송료 $10을 지불하고 온라인으로 구입했다. 내 사이즈인 S가 1장 남았다고 해서 마음이 조금 급해진 것도 있었다.
Woolworths 슈퍼마켓에 있는 택배 보관소에서 소포를 수령하고 집에 갈 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어서 바로 뜯어봤다. 손에 들린 옷은 참 가벼웠다. 페트병 3개인지 5개인지 재활용해서 만들어서 환경에도 좋다고 했는데 엄청 가벼워서 왠지 더 시원할 것 같았다. 그런데, 직접 보니 색깔이 생각만큼 상큼하지가 않았다. '할머니 옷 같아...'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아니야, 실제로 입어보면 괜찮을 거야! 불길한 예감을 뒤로하고 서둘러 집에 가서 옷을 입어보았다. 헉, 너무 컸다. 분명히 사이즈 표에 나온 치수 다 확인해서 줄자로 재고서 S를 골랐는데 너무 크다 ㅠㅠ 거기다가 목 근처에 단추가 하나 없다. 불량인가 했는데 다시 웹사이트를 찾아보니 원래 없는 디자인 ㅠㅠ 보통 셔츠보다 단추가 한두 개 적은 것 같다. 최소한 단추 하나를 더 달아야 하는데, 단추 구멍은 어떡하냐고... 시원하고 가볍긴 하지만 팔 구멍과 목이 너무 신경 쓰인다. 고개를 조금만 숙이거나 팔을 올리면 안에 속 옷이 훤히 다 보인다. 어휴... 배송비가 아깝지만 반품하는 수밖에. 입는 내내 신경이 쓰일게 뻔해서 어쩔 수 없다. 다행히 그 사이에 록다운 규제가 조금씩 완화되어서 이제는 매장이 운영하기 시작한 모양이다. 직접 가서 반품한 후, 간략한 후기를 추가로 남길 예정.
이번 실수를 분석해 보자면:
- 단추 같은 디테일도 꼼꼼하게 확인하고 구입하자
- 웹사이트 후기 말고 개인 블로그 후기도 찾아볼걸. 같은 상품 후기가 아니더라도 브랜드의 사이즈가 큰 편인지 작은 편인지 검색해 볼 것.
- 색상은 모니터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걸 기억하고 여러 기기에서 확인하자 (그리고 오프라인으로 사!)
- 미니멀리스트이고 환경을 생각한다고 말만 하지 말고 실천도 하자! 앞으로는 새 옷 대신 중고옷으로 구매하자.
- 온라인 쇼핑 실수한 게 이번으로 몇 번째냐 도대체 ㅠㅠ 오프라인으로 사자.
환불 후기
- 시내에 있는 샵에 셔츠를 가져갔다. 직원 둘이 말이 달랐는데, 한 명은 스토어 크레딧만 받을 수 있다고 하고, 한 명은 환불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마땅히 사고 싶은 옷이 안 보여서 걱정되었는데 다행히 환불을 받을 수 있었다. 서류에 오더 넘버와 이름, 주소 등을 기입했다. 한 일주일 후, 환불액이 입금이 되었다. 파타고니아에서 옷은 못 샀지만 좋은 인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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