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만큼 매달의 1일은 내게 묘한 설렘을 가져다준다. 지난달의 달력을 뜯고 아직 빳빳한 새 종이의 이번 달 달력을 보는 기분을 맛보았던 기억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1일이 되면 새로운 나로 변신할 수 있을 것 같은 근거도 없는 낙관적 믿음이랄까? 이유가 뭐든, 내가 행복할 수 있고 조금 더 나은 인간이 될 수 있으면 좋지 뭐. 그래서 세워 본 이번 달 목표들. 목표 세우는 게 취미이자 일상인만큼, 현실적이고 달성 가능한 목표들이 대부분이다.
- 폰 게임은 운동 1세트=1판. 동생이 몇 년 전에 알려준 1010이라는 게임을 거의 매일 하고 있다. 이미지 검색을 하다 보니 나 말고도 이 게임에 중독된 사람들이 꽤 많은 듯. 움직이지 않는 테트리스 게임이라고 보면 되는데, 속도감이 없기 때문에 스트레스 없이 줄을 없애는 쾌감이 짜릿하다. 거기다가 줄을 없앨 때마다 나는 음향효과 소리도 귀여움. 이 게임 중독을 치유해보기 위해서 운동을 하면 1판 할 수 있다는 나만의 규칙을 만들었다. 오늘 20분 유튜브 보고 운동했으니까 1판. 또 하고 싶으면 푸시업 10번, 풀업 10번, 스쾃 20번 등을 해야지 1판을 또 할 수 있다. 오늘은 대충 지켰는데 할 만한 것 같다.
- No Cofee. 커피 안마시기. 주말 내내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고생을 했는데 생각해보니 오랜만에 믹스커피를 연달아 이틀 마신 것이 원인인 것 같다. 커피를 마시면 히스타민이 생성되어서 알레르기 반응이 악화된다고 한다. 나 이걸 왜 이리 늦게 알았지? ㅠㅠ 어쩌면 커피가 원인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커피가 주는 각성효과에 너무 의존하는 것도 좋지 않은 것 같아서 이번 달은 마시지 않고 몸 상태를 체크해보려고 한다. 이런 생체실험(?)은 한 달 가지고는 부족하려나? 해보고 괜찮으면 12월까지 연장해도 괜찮을 듯.
- 매일 운동, 청소, 목욕. 내가 자주 가는 커뮤니티에서 '우울증은 수용성'이라는 말과 '우울증을 극복하려면 운동, 청소, 목욕'을 매일 하라는 글을 읽고 나서 내 인생이 바뀌었다. 우울하고 무기력한 성향이 눈에 띄게 사라지고, 활기찬 일상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세 가지중 하나라도 며칠 동안 건너뛰면 바로 무기력해지기 시작한다. 특히, 청소와 운동을 안 하면 점점 게을러지고 바로 무기력으로 이어진다. 거의 인생의 모토로 삼고 있는데, 이제는 자주 하는 것으로 부족해서 매일매일 실천해보려고 한다. 청소는 집안의 한 부분을 쓸고 닦는 것을 목표로, 운동은 10분 이상 달리기, 20분 이상 인터벌 트레이닝, 20분 자전거, 30분 이상 산책 중에서 한 가지를 하려고 한다. 일단 오늘은 세차를 했고, 20분 인터벌 트레이닝을 하고 샤워를 했으니 클리어!
- 블로그 1일 1포스팅. 뭔가 쓰고 싶은데, 뚜렷한 주제가 한 가닥으로 모이질 않는다. 내 안에 혼돈 속에 존재하는 생각들을 정리하기 위해서 일단 무조건 쓰고 봐야겠다. 아까 드라마 리뷰 쓰고 이 글을 썼으니 오늘은 초과 달성.
- No Rice. 쌀 안 먹기. 쌀이 거의 떨어졌는데, 사지 않고 버텨보려고 한다. 최근에 귀리가 빨리 요리되고 식이 섬유도 많아서 쌀 대용으로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쌀보다 비싸지만, 밥 짓는 시간보다 빨리 요리할 수 있고, 밥만큼 많이 먹지 않게 된다. 밥은 이상하게 먹을수록 더 먹고 싶어 지는데 귀리는 한 그릇 먹으면 포만감이 든다. 일단 한 달 해보고 몸 상태를 체크해 봐야지.
- No shopping. 요새 미니멀리스트로서의 정체성이 희미해져 가는 것 같다. 록다운 동안 온라인으로 이것저것 너무 많이 산 것 같아서 반성중이다. 이번 달은 식료품 이외에는 아무것도 사지 말아야지.
- No window shopping. 록다운이 끝나고 드디어 상점에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게 된 기쁨에, 특별히 살 것이 없음에도 괜히 쇼핑센터를 배회하고 다녔다. 그러다 보니 사고 싶은 게 생기고, 하지만 필요하지 않기에 내적 갈등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악순환이다. 이번 달은 물건을 사지 않을 계획이니 구경하지도 말아야지.
-No 라면. 나의 소울푸드이자 애증의 대상 라면. 먹기 전에는 그렇게 간절한데 먹고 나면 그 맛이 그 맛인 것 같다. 한국 식료품점에서 무료배송을 위해서 금액을 채우려고 라면을 많이 샀는데, 엄청 후회 중이다. 먹으면 바로 살이 찌고 몸에 좋지 않은 게 느껴지는데, 맛도 다 아는 맛이고 엄청 맛있지도 않은데 난 왜 먹는 걸까? 한 달 동안 안 먹으면서 생각 좀 해보자.
실천 가능한 목표들이라고 생각했는데 나 자신을 조금 과대평가한 건지도 모르겠다. 요새 자잘한 목표 달성한 게 좀 있다 보니 내 의지력에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아무튼 계획이 없는 것보다 일단 세우는 게 조금이라도 실천하는데 도움이 된다. 11월 말일에 목표 정산 포스트를 쓸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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