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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 불편했던 점들

보기만 해도 토가 쏠리는 면상

신나라 레코드에서 방송 중지 소송을 내려서 넷플릭스에서 내려갈 수도 있다는 소식에, 보다 말았던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을 끝까지 다 시청했다.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지만 끝까지 봐야 할 것 같은 책임감이 느껴졌다. 방금 끝내고 약간 멍한 상태에서 쓰는 후기.

 

이 방송을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던 이유는 내가 거쳐간 몇 군데의 교회와의 유사성이 많이 보였기 때문이다. 강요받는 걸 싫어하는 성격이라 다 내 발로 나왔고 다행스럽게도 진짜 사이비들은 아니었는지 날 못 나가게 막는 교회는 없었다. 하지만, 다들 리더를 추앙하고, 재정적으로 비리가 있고, 오직 교회의 확장을 위해서 성도들의 열심을 이용하는 교회들이었다. 일상에 부담이 되는 봉사를 권유받았고 나도 한동안은 열심히 봉사하고 헌금하고 많은 시간을 보냈었다. 그 속에 있으면 좀 이상한 점들도 넘기게 되고, 그게 다 일상이 되어버리게 되는 것 같다. 사이비 종교의 피해자들이 왜 교주의 수상한 점들을 알아채지 못했는지 답답하지만 개인의 삶에서 힘든 부분들을 종교가 채워줄 수 있기에 그들이 쉽게 종교와 믿음을 포기할 수 없었을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나도 그랬다. 그렇기에 당할 수밖에 없었던 피해자들의 안타까운 사연들을 접하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어떻게 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까?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극단적으로 조심하게 시켜야 한다. 혹시 자신이 몸담고 있는 곳이 사이비인지 헷갈린다면 꼭 확인해 보자. 방송과 내 경험을 비추어 만들어낸 체크리스트:

 

-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종교활동은 무조건 사이비다. 재산을 다 갖다 바친다던지, 가족과 친구를 못 만나게 한다던지, 공동체 생활을 하는 종교활동은 다 사이비다. 바로 떠나라.

- 상대가 종교인이라도 이성 혹은 동성의 개인 공간에 혼자 오라고 초대하면 성범죄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무조건 사이비다.

- 한 명의 리더를 추앙하는 이벤트가 화려하면 할수록 사이비다. (떠오르는 교회가 있다...)

- 설교에서 자꾸 돈 얘기하고 리더가 자기 자랑, 자기의 특별함을 말하면 사이비다. (떠오르는 목회자가 몇 명이나 된다)

- 신도들을 경쟁시켜서 돈이나 전도를 시키는 곳은 사이비다. (예전에 다니던 곳도 전도를 그렇게 시켰었다)

- 신비롭지만 쓸데없는 기적을 자꾸 강조하는 곳은 사이비다. 벽의 모양이나 얼룩, 하늘의 빛, 무지개로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는 건 정말 쓸데없지 않음? (그런데 나도 치아를 금으로 변하게 해주는 전도회에 간 적이 있었다. 믿어지지가 않았고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주변 사람들 치아가 금으로 변했었지. 근데 그게 뭐? 지금 생각하니 정말 쓸데없다)

- 멀쩡해 보이는 고학력의 사람들이 열심히 믿는다고 그 종교가 제대로 된 건 아님. 그들도 속고 있다. 상식적으로 이상하면 이상한 것이다.

- 리더를 위해서 거짓말, 범죄, 폭력에 가담하게 시키는 교회는 무조건 사이비다. 죄짓게 하는 교주가 신일리가 없잖아?

- 교회에 너무 돈이 많으면 의심해 보자. 사이비거나 재정 비리가 있을 가능성 100%. 교회의 돈은 구제와 선교에 쓰여야 한다.

- 교회 건물, 기도원, 기타 시설이 많고 화려할수록 사이비일 가능성이 높다. 돈이 고일 수록 교회는 썩는다.

- 교회 사람들이 접근할 때 비밀스럽고 과잉 친절하면 무조건 사이비이다. 바로 튀어라.

- 사람은 신이 아니다. 재림 예수가 왜 한국인 이어야 하지? 자신을 신격화하는 ㅅㄲ들은 다 사이비다.

- 아무튼, 강요하고, 탈퇴 못하게 하고, 개인의 자유 의지를 억압하려는 종교는 다 사이비이다. (유학 시절 이런 교회에서 나온 적이 있다)

 

이런 사이비들 때문에, 정말 진실한 소수의 종교인들까지 매도되는 것이 안타깝다. 근데 한국에만 이렇게 사이비가 많은 건가? 전 세계적으로 볼 때 한국이 유독 많아 보이는 것은 기분 탓? 여기 호주에서도 ㅅ ㅊ ㅈ 에 빠져서 주변인들의 애를 태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들었다.

모쪼록 이 방송을 많은 사람들이 보고 순수하고 기댈 곳을 찾고 있는 사람들이 잘못된 곳에 빠지지 않도록 지켜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방송에 출연한 많은 증인분들, 그 외 피해를 극복하고 새 삶을 살고 있는 분들이 부디 앞으로는 평안한 일상을 보내실 수 있도록 기도한다. 이 방송을 만든 제작진의 용기와 집념에 깊은 응원과 감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