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에 이사를 오고 나서 음식물 쓰레기는 화단에 거름으로 주거나 컴포스트 빈에 넣고 있다. 쓰레기통에는 절대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다. 그 덕분에 쓰레기는 일주일에 작은 비닐봉지 하나 정도에 담을 정도만 나오고 있다. 작년 5월, 우리 동네 카운슬에서 컴포스트빈을 구입하면 $25의 리베이트를 준다고 해서 Bunnings에서 비슷한 가격의 상품을 구입했기 때문이다. 사실 리베이트 없어도 사려고는 했지만 준다니까 좋았다.
Bunnings에서 $29에 구입할 수 있는데, 바닥이 없는 플라스틱 통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옆에 구멍이 송송 뚫려있어서 땅에 묻으면 지렁이들이 왔다 갔다 하면서 음식 찌꺼기들을 먹고 그 배설물이 거름이 되는 시스템이다. 상품 이름이 'Worm Buffet'인데 직역하면 지렁이 뷔페다. 지렁이들이 마음껏 먹으며 다닐 수 있다는 아주 직관적인 작명 센스가 마음이 든다.
플라스틱 조각들을 조립하는 것은 몇 초만에 끝냈는데, 가장 어려웠던 것은 땅을 파는 것이었다. 40센치 정도 파면된다고 해서 쉽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땅이 단단해서 삽이 들어가질 않았다. 하지만 어찌어찌 파고 웜팜을 묻었다.
다 묻고 음식물 쓰레기를 넣으려고 보니, 헉, 지렁이가 없네! 화단을 여기저기 파보았지만 지렁이를 자주 만날 수 있는게 아니었다. 그래서 결국 Bunnings에서 지렁이도 구입했다. 리뷰는 별로 좋지 않았지만 포장용기의 옆으로 지렁이가 조금 들어있는 게 보여서 그냥 구입해버렸다.
하지만 봉지를 털어넣고 보니 맨 위에 지렁이들이 몇 마리 보이긴 했다. 많아야 한 50마리 정도? 많이 번식해주길 바랄 뿐이다.
웜팜에서 중요한 것이 그린과 브라운의 비율이라고 한다. 젖은 음식물 찌꺼기의 양이 1이라면 마른 종이나 나뭇가지의 양은 3 정도 되어야지 지렁이들이 살기 쉬운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웜팜의 포장박스에는 친절하게도 '이 박스를 찢어서 웜 뷔페에 넣으세요'라고 쓰여있다.
작년 5월에 구입했으니 이제 9개월 째 잘 쓰고 있구나. 여러 종류의 컴포스트 빈이 있는데, 이 제품은 일주일에 1kg 정도의 음식물 찌꺼기를 처리하는데 적당하다고 한다. 일인가구 혹은 이인 가구 이상이면 더 큰 컴포스트빈을 추천하는 듯. 과일 껍질이나 야채 다듬은 부분을 모아서 일주일에 한 번 컴포스트 빈에 넣는데, 뚜껑을 열 때마다 내용물의 높이가 푹 꺼져 있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가끔 비 오는 날이면 지렁이들이 뚜껑에 붙어있기도 해서, 지렁이가 살고 있기는 하구나, 안심이 된다. 아무튼, 나의 제로 웨이스트 생활의 작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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