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차에서 가방과 지갑을 도둑맞았다. 도둑은 새벽 4시부터 5시 반 사이에 블랙타운을 누비면서 내 돈을 1000불가까이 썼다. 난 아마 돈을 못 찾을 것이다. 경찰에 신고는 했지만 지문 채취하러 4시반에 온다고 하더니 소식이 없다. 이 동네에 이사오면서 치안이 좋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내가 이렇게 피해를 볼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나중에 동네 분이 알려주셨는데 새벽 4시 정도에 모든 차 문을 열어보고 다니는 도둑들이 있다고 했다. 나 같은 사람이 있어서 그런 도둑들이 계속 있는 거구나 -.-;;
원인 - 어제 피곤해서 신발을 벗고 운전을 했다. 짐이 많고 신발까지 벗어서 정신없이 짐을 꺼내서 차에서 내렸다.집에 들어오면서 차 키로 차 문을 잠근 기억은 확실히 난다. 하지만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았던 것일까?
그리고 왜 요 며칠 가방을 차 조수석에 두고 다녔을까? 창문에 선팅을 해서 안이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보니 훤히 다 보인다. 두가지 실수가 겹쳐지니 도둑에게 내 지갑 가져가라고 말한 것과 다를바 없다. 누군가에게 죄를 지을 기회를 제공한 것에 죄책감이 든다.
새벽 5시 반에 paypal카드에서 카드에 수상한 거래내역이 있다고 문자가 왔다. 신형 피싱인가 하고 검색을 하다내 카드가 나한테 있는데 어떻게 내 카드를 쓰지? 가만 내 카드가 어디있지? 아, 차에 있구나, 하고 밖에 나갔다. 차에 가보니 차 안 서랍이 열려있고 운전석 쪽은 문이 반쯤 잠겨있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은 검정 가방과 그 속에 들어있던 나와 20년을 함께한 빨간 지갑만 사라지고 나머지는 그대로 있었다.
출근을 미루고 은행에 전화를 하고 카드를 정지시키고 경찰에 전화를 해서 신고를 했다. 지문 채취를 하러 집에 온다고 했는데 언제 올지는 모르겠다. 카드 내역을 보니 거의 $1000불 가까이 인출당했다. 거기다 지갑에 현금도 얼마 있었고, 로토도 있었다.
-지갑 속에 있었던 것들
다른 동네 도서관 카드 - 동네 사람이 주워줌스포츠 용품점 포인트 카드 - 동네 사람이 주워줌교통카드 - 동네 사람이 주워줌- 블랙타운 도서관 카드 - 분실. 새 카드 발급받는데 돈 든다. 도서관에 분실신고를 뒤늦게 함 (5:45 pm)
- 약 처방전 - 또 병원 가야 함 ㅠㅠ
- 지난주 토요일 로토 - 미루고 확인 안 했는데 ㅠㅠ
- 크레디트 카드 - $900+ 인출당함
- 데빗 카드 - $20+ 인출 (다행히 전날 다른 일로 돈을 많이 송금해야 했음)
- 건강보험사 카드
- 운전면허증
- 메디케어 카드
- 중학교 친구 사진 - 지금은 연락이 끊겨서 만날 수 없어서 사진이라도 간직했는데 아쉽다.
- 동물원 1년 회원권 - 록다운 때문에 쓰지도 못했는데 카드 재발급받으려면 돈 내야 함.
- Officeworks 복사카드 - 돈 좀 들어있었다
- 영화관 포인트 카드
- 현금 $50 정도
- 직원증 - 내 사진이 있어서 찜찜하다
- 노조 회원카드
- 뭔가 더 있는데 기억이 안난다.
-그리고 20년 동안 쓴 지갑과 내가 좋아하는 작은 검정 가방-
앞으로의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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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디트 카드는 지갑에 넣고 다니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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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문은 항상 확인, 두 번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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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안에는 어떤 귀중품도 두고 내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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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모든 문을 잘 닫자. 피곤할수록 끝 마무리를 잘 하자.
- 지갑에 무엇이 있는지 파악하자. (뭐가 있는지 기억도 안남. 지갑은 전혀 미니멀리스트가 아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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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계산은 전화기 apple pay로 하자.
- 내 신상을 알 수 있는 물건은 지갑이나 가방에 놓지 말자. (사진이 있는 카드)
느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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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이라고 생각해도 내 돈이 아니구나. 한순간에 어처구니없이 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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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프라이데이에 500불짜리 프로젝터랑 조카들 선물 사려다 말았는데, 그냥 살걸 그랬다. 소형 세탁기도 살까 말까 일 년 동안 고민했는데 이 모든 걸 다 사고도 남을 돈을 도둑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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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실수가 겹치니 큰 손실이 생긴다. 신중하고 꼼꼼하게 살자.
-
지갑을 차에다 두는 것같이 상식에 어긋난 행동은 삼가자. 다 이유가 있다.
- 조심해서 나쁠 일 없다. 경험에서 배우지 말고, 경험하지 않도록 조심하자.
- 돈도 돈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가방과 넣고 다니던 친구의 사진을 다시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이 슬프다.
- 너무 큰일이 일어나니 그냥 멍하다. 배도 안 고프고. 대신 엄청 피곤하고 빨리 자고 싶음.
- 큰일이 일어났는데 말할 사람이 없다. 학교 동료들에게도 말하기 그렇고, 부모님한테도 말 못 함. 그러다가 경찰이 오면 놀라실까 봐 옆 집 분에게 말했는데 옆 옆집 분이 그걸 듣고 집에 찾아와서 괜찮냐고 물어봐 주심. 오히려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걱정+잔소리 때문에 말을 못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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