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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념들

[강력 추천] 시드니 실버워터 로드 타이어 매장 Autocraze

타이어에 펑크가 나서 동료분의 도움으로 급하게 교체를 하고, 그분이 추천해주신 Autocraze라는 곳에 가서 타이어 수리를 받았다.

원래 Lidcombe에 가던 한국 자동차 수리센터에 가려고 했는데, 전화를 해보니 무슨 이유인지 펑크 수리가 안된다고 해서 추천받은 곳으로 갔다. 피곤하기도 했고 전날 지갑을 도둑맞아서 아이폰에 있는 Apple Pay로 계산을 해야지 등등의 여러 가지 생각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카운터에 있던 남자는 30대 초반의 무뚝뚝해 보이는 아랍계의 남성. 타이어가 펑크 났는데 스페어타이어가 너무 낡아서 타이어를 수리하고 다시 교체해달라는 설명을 횡설수설했던 것 같다. 돈 걱정이 되어서 얼마냐고 물어보니 20불이라고 했다. 차를 보여달라고 해서 같이 밖으로 나갔고 그제야 내가 주차해 놓은 곳이 수리하는 장소에서 꽤 멀다는 걸 알았다. 차를 옮기겠다고 말했더니, 자기가 다 알아서 하겠다며 매장에 앉아있으라고 말을 하곤 내 차 키를 가져갔다. 그제야, 내가 참 정신없이 보였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지친 몸을 이끌고 매장으로 들어가서 테이블에 앉았다. 꽤 큰 매장 안은 새로 인테리어를 했는지 깔끔해 보였다. 그 전날 새벽에 지갑을 도둑맞고 난 이후, 경찰에 신고하고, 카드 정지하는 전화를 하느라 계속 정신이 없었다. 가만히 앉아있으니 피곤이 몰려왔지만, 타이어 수리가 끝나면 또 집에 가서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하니 긴장을 풀 수도 없었다. 먼저 와 있던 다른 고객들이 많아서 좀 기다렸는데 이윽고, 아까 카운터에 있던 남성이 내 키를 가지고 오며 말했다. '메리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선물로 수리비는 안 받을게요.' 응? 무슨 일이지? 아까 분명히 20불이라고 한 것 같은데? 아마도 아까 횡설수설한 것, 타이어를 교체하느라 입고 있던 옷이 더럽혀져 있는 것 등, 내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고 알아챈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아까 자기가 다 알아서 한다면서 앉아서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던 것도 그래서였나 보다. 고맙다고 말하고 매장을 나오는데 울컥 울음이 나왔다. 날 모르는 사람에게 받은 친절이지만, 너무 큰 위로가 되었다.

 

집에 와서 매장 리뷰를 읽으니 역시나 칭찬 일색이다. 좋은 사람들이 일하는 좋은 매장인 것 같다. 강력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