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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념들

2023년 새해 목표

1월 1일이 한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서둘러서 올해의 목표를 세워야 한다. 보통은 새해가 시작되기 전날 세워두지만, 올해는 대충 하자는 마음이 들었다. 어차피 목표를 많이 세워봤자 다 지키지도 않을 것이란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솔직히, 지키는 것뿐만이 아니라 어떤 목표를 세웠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 것이 부끄러운 현실이다. 차라리 목표가 없다면 부끄러움도 없을 테지만, 그건 또 허전하다. 아무 성취를 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새해를 진취적으로 살아낼 자신이 없다. 그래서 또 세워본다. 올해의 목표!

 

1. 설탕 안 먹기 - 작년 목표 중에 유일하게 기억하고 달성한 것이 라면 안 먹기였다. 성공적으로 달성을 한 후 새해 첫날 떡국떡을 넣어서 진라면을 끓여 먹었다. 며칠 전부터 기대했던 이벤트였지만 물 조절에 실패해서인지 생각보다 맛있지 않았다. 내일 다시 끓여봐야지

 

2022년 목표 - 라면 안 먹기 성공!

나에게 이런 자제력이 있다는 사실에 고무되어서, 올해는 라면대신 설탕을 끊어보기로 결심했다. 설탕이 몸에 안 좋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고, 평소에 단 것을 너무 먹어서 줄여야겠다고 생각하던 중이었다. 설탕 한 달 끊어보기를 했었는데, 성공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을 보니, 꽤 어려웠던 것 같다. 직장에서도, 교회나 지인들과의 모임에서도, 단 것을 피해 가기란 쉽지 않아서 무모한 도전이 될 것 같지만 그래도 한 번은 도전해보고 싶다. 이유 없이 몰려오는 피곤함의 원인이 설탕인지 확인해 보고 싶다. 설탕을 끊으면 피부가 좋아질까? 일 년 임상실험을 해보고 싶다.

 

2. 사진/다운로드한 파일 바로 삭제하기 - 2022년의 마지막 날은 스마트폰 속의 1000장이 넘는 사진을 지우고 백업하는 작업을 하며 보냈다. 저장 용량이 적기도 하고, 다시 보지 않는 사진을 가지고 있는 것도 무의미해서 올 해는 사진을 찍고 나서 바로 백업을 하든, 보고 나서 지우든 바로 처리하기로 결심했다. 매일 자기 전에, 혹은 일주일에 한 번 주말에 처리하는 습관을 들이기로 했다. 위에 있는 라면 사진도 방금 블로그에 올리고 바로 삭제함. 컴퓨터의 다운로드 폴더와 데스크톱도 3개까지만 보관하고 나머지는 백업 혹은 삭제하기로 한다.

 

3. 매일 운동 - 오랜만에 parkrun을 시작했는데 5km 완주 기록이 현저히 늦어졌다. 오랫동안 달리기를 쉬어서이기도 하지만, 체력이 많이 떨어진 것을 느낀다. 올해는 가능하면 걷거나 자전거로 출퇴근하자. 출퇴근 왕복 1시간을 걷거나 30분 자전거를 타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20분 정도는 유튜브로 운동을 하면 좋을 것 같다. 너무 무리하고 싶지는 않지만 산책이나 자전거는 매일 해도 괜찮을 것 같다. 아니, 매일 운동을 할 수 있는 체력을 갖고 싶다. 옷장 한구석 자리만 차리하고 있는 아령들도 좀 써먹어 보자.

 

4. 매일 글쓰기 - 일기든, 블로그든, 좋은 글귀를 필사하든, 매일 글을 쓰며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 여유 있게 한 시간 정도 글을 끄적이다가 잠에 들면 얼마나 좋을까? 그만큼의 여유가 있는 일상을 살고 싶다. 습관처럼 만드는 미니북에 남은 페이지를 좋은 글귀나 성경구절, 혹은 긍정확언을 필사해서 채우면 좋을 것 같다.

 

5. 공자에 대해 공부하기 - 오늘 지인의 새해 목표가 그리스 철학자 세 명의 책을 읽기라는 말을 들었다. 이런 멋지고 지적인 목표를 세우다니! 감탄과 함께 따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똑같이 따라 하는 것은 싫어서 살짝 내 식대로 바꿔봤다. 중국어를 공부하고 있기도 하고, 외가 쪽의 조상이 공자님이라서, 나는 올해 공자를 파보기로 결심했다. 뭐 대단하게 책을 읽지는 못해도 매일 공자의 격언을 한글과 중국어로 써보는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일 년 동안 공자의 저서 한 권, 관련 서적 한 권은 읽어보고 싶다.

 

시간이 없어서 여기서 끝내야겠다. 목표가 많아봤자 다 지키지도 못하기에, 다섯 개도 솔직히 다 성공할 자신은 없다. 한두 가지만 달성해도 뿌듯할 것 같다. 매해 올해의 테마, 혹은, 슬로건을 정하기 시작한 지 꽤 오래되었다.

 

올해는 이걸로 정했다. Less is even better 적은게/비우는게/없는게 오히려 좋아.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갖으려고 하지 말고 더 비워보자. 미니멀리스트로 살아보자. 욕심과 스트레스를 줄이고, 일상에 여유를 늘려보자.